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동대문의 겨울

서민층이 즐겨 찾는 동대문 재래시장 쇼핑몰들이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매출 진작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힘겨운 가을’을 보냈던 소매 쇼핑몰들은 호조세로 돌아선 백화점들이 그랬던 것처럼 유래를 찾기 힘든 수준의 대규모 경품ㆍ할인 행사 등을 통해 서민들의 헐렁한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객단가가 올라가기 마련인 겨울철임을 감안, 주요 소매 쇼핑몰의 매출이 전년보다 10~20% 가량 회복되는 등 마케팅전의 ‘약발’도 차츰 먹히는 추세다. “내년이면 15~20% 가량의 매출 상승도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조금씩 들리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하지만 동대문 경기를 낙관적으로만 보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다. 현재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쇼핑몰은 총 네 개. 그러나 내년 2월께 쇼핑몰 ‘라모도’에 이어 연말경 ‘패션TV’가 오픈할 예정이며 2007년에는 ‘굿모닝시티’의 개점도 계획돼 있다. 한 쇼핑몰 당 1,500여개 이상의 상가가 입점되는 점을 감안할 때 내년에만 2,500~3,000여 개의 매장이 추가되는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 개 쇼핑몰 운영에 필요한 적정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4~5만명”이라면서 “추후 유동 인구가 30~40만 명은 되야 할 텐데 현 20만명 내외에서 외형이 증가될 상황이 아니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20여 개에 가까운 도매 상가들의 경우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대형 할인점 위주의 의류 구매 형태가 지방을 중심으로 정착되면서 지방 도매 상인들의 발걸음이 뜸해지고 있어 갈수록 영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보다 민첩한 움직임과 각 쇼핑몰별의 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려운 게 오늘날 동대문의 현실이다. 전통 있는 도매상가일수록 소유권 관계 등이 복잡해 한 목소리를 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다‘도매업’에 길들여진 상인들에게 좁고 빽빽한 상가의 선진형 전환 등도 결코 쉬운 작업만은 아닌 까닭이다. 그렇지만 신 업태의 추격은 이제 동대문의 생존권마저 위협할 기세다. “변화하지 않고서는 내일은 없다”고 말하는 상인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상가 별로 타깃에 맞는 차별화된 구성과 획기적인 고객 유입책 등이 더해지지 않는다면 ‘동대문의 봄’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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