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55. 이곳이 공격의 급소였다. 백56, 58은 전형적인 기대기행마. 여기서 흑이 백의 행마에 리듬을 주지 않으려면 흑57로 참고도1의 흑1에 차단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은 우변이 너무 넓어서 도리어 백의 수습이 편해질 것이다. 백이 2에서 4로 근거를 마련하면 이 자체로 안정된 모습이다. 흑61까지는 필연. 여기서 시에허의 완착이 등장했다. 최강수 같은 흑63이 문제의 수였다. 시에허는 이것으로 우변쪽 백 2점이 움직일 수 없게 되었으니 흑이 잘된 절충이라고 본 모양이지만 백64 이하 70으로 싸바르는 사석작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흑63으로는 참고도2의 흑1, 3으로 중원 방면에 역점을 두는 것이 최선이었다. 백은 2, 4로 두는 정도인데 그때 흑5로 안형을 없애면서 추궁한다. "그랬어도 살기는 사는 것 같은데…."(필자) "살기야 살지요. 하지만 쌈지를 뜨고 조그맣게 살 수밖에 없을 겁니다. 흑이 대세를 휘어잡게 되는 거지요."(김영삼) 전직 대통령과 이름이 같아서 '통령'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김영삼8단. 백합처럼 아름다운 미녀기사 현미진4단의 부군인데 최근에는 해설가로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백72가 놓이자 그 웅장하던 흑의 외세가 절반 이상 지워진 느낌이다. "흑이 나쁘지는 않지만 백도 희망이 생겼어요."(윤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