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한국의 환율 절상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재정경제부와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은 1천144.8원(종가기준)으로 작년말의 1천192.6원에 비해 4.2% 절상됐다.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106.99엔에서 109.42엔으로 2.2% 절하됐다.
통상 일본 엔화와 우리나라의 원화 환율은 커플링(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올해는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고정환율제여서 환율 변동이 없었고, 인도네시아는 6.9%,태국은 4.3%, 필리핀은 1.5% 각각 절하됐다.
반면 대만은 0.5%, 싱가포르는 1.4% 각각 절상됐으나 우리나라에 비해 절상폭이미미했다.
재경부 김익주 외화자금과장은 "올들어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많이 밀려들어온데다 경상수지 흑자폭이 확대되는 등 공급쪽의 압력이 강해 환율 절상폭이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시장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올해엔 고유가에 따른 물가불안과 부진한 내수 등을 감안해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하면서 환율 절상폭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하반기들어 우리나라의 환율 절상폭은 7월 1.9%, 8월 3.4%, 9월 3.5% 등으로 상승일로였으며 이달 들어서는 4%대로 급격히 커지고 있다.
환율 하락폭이 커지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돼 유일한 성장동력인 수출이둔화될 것이라는 견해와 수입단가가 떨어져 물가부담이 완화되면서 국내 투자와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올들어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유입된 외국인의 주식투자 자금은 114억달러(10월15일 현재 거래소 기준), 경상수지는 175억달러 흑자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정도를 시사하는 올해 외환보유액 증가율의 경우 우리나라는 12.3%로 대만(12.8%)과 비슷했으나 일본(23.4%), 중국(30.9%) 보다는 크게 낮았다.
작년엔 한국의 외환보유액 증가율이 대만과 똑같은 28%였고 일본은 43.4%, 중국은 40.8%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