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익악기 인도네시아공장의 현지 근로자들이 해외시장에 수출될 기타를 정성껏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삼익악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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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60㎞가량 달려 도착한 찔릉시. 42만2,815㎡(약 12만8,100평) 규모의 광활한 부지에 자리잡은 삼익악기 공장 정문을 들어서자 줄지어 서있는 1,000여대의 출퇴근용 오토바이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모두 2,9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공장은 삼익악기가 만드는 전체 피아노의 90%, 기타 생산의 100%를 담당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생산거점이다.
김성대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노동력 수급이 힘들고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른 중국에는 판매법인만 남겨둔 채 지난해 생산시설을 모두 인도네시아로 이전했다”며 “작업의 숙련도가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악기산업의 특성상 숙련공이 많은 인도네시아는 최적의 생산기지”라고 강조했다.
악기 생산라인에 들어서니 현지 근로자들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제품을 만드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원부자재와 완제품의 이송 등 일부 공정은 자동화가 이뤄졌지만, 피아노 현을 일일이 조이며 음을 조율하고 기타 울림통을 깎아 소리를 만들어내는 작업은 여전히 사람의 손을 거쳐야 했다.
인도네시아 공장의 최대 경쟁력은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92년 설립 당시부터 근무해온 15년 이상의 관리자급 현지인과 5년 이상의 정규직 인력이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노동력이 풍부한데다 삼익악기의 근무조건이 워낙 좋다 보니 현지에서 20~30대 젊은층으로부터 최고의 직장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김 법인장은 “지난 2009년부터 기본급을 20%가량 인상하고 현지직원 중 근속연수가 긴 대리급 이상을 대상으로 연봉제와 1년 단위 평가제를 시행해 목표 달성시 높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숙련도 높은 현지인들에게 최대한의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직원들에게 1년 이상 꾸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삼익악기의 강점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직 교육수준이 높지 않아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꼼꼼한 교육을 통해 지난 2007년 0.7대에 불과했던 1인당 하루 기타 생산대수는 지난해 1.2대까지 늘어났다.
김 법인장은 “인도네시아공장은 직원교육, 신규설비 도입 등 생산성 향상작업에 매년 200만~300만 달러를 지속적으로 투자해오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생산성을 80% 높여 어쿠스틱 기타의 경우 1인당 생산대수를 하루 2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삼익악기는 앞으로 생산성 향상과 과감한 시설투자로 매년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규모를20%이상 늘릴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해 중국ㆍ인도네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중국공략을 위한 발판이 마련된 만큼, 올해 말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 증설여부도 결정지을 계획이다. 삼익악기는 FTA 체결로 중국에 수출할 경우 21%의 관세를 면제받게 돼 지난해 15%에 이르렀던 인건비 상승분을 만회하고도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중국시장 공략에 날개를 달게 됐다.
삼익악기는 올해 인도네시아공장 증설과 중국 시장 성장에 따른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보다 매출이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