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무이파’가 빠른 속도로 서해를 가로질러 북상하면서 전국이 긴장하고 있다. 7일 오후 4시 현재 전라남도와 흑산도ㆍ홍도, 제주도, 서해 전해상, 남해 서부 전해상, 제주도 전해상에 태풍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점차 비와 바람이 강해지고 있다.
제주도와 남해안, 지리산에는 8일까지 시간당 50 ㎜ 이상의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고 있고, 서ㆍ남해안의 만조로 바닷가 저지대의 침수 등 추가피해가 우려된다.
◇여객선ㆍ항공기 발 묶여=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태풍이 가장 근접했던 제주에는 순간 최대풍속 38 m의 강한 바람과 함께 6∼9 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제주와 부산 등을 잇는 6개 항로의 여객선과 서귀포시 모슬포∼마라도 등 3개 항로의 도항선 운항이 통제됐다.
또 목포항을 출발하는 21개 항로 42척을 비롯해 여수항과 완도항 등 전남지역 항구를 기점으로 하는 모두 56개 항로 89척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통제됐다.
전북과 충남에서도 도서지역을 오가는 각각 5∼6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고, 이날 밤에서 8일 오전 사이 태풍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은 섬 지역을 오가는 전체 12개 항로 18척의 운항을 통제하고 연안부두, 영종도 등지로 선박을 대피시켰다.
제주공항에는 태풍 영향으로 항공기 196편이 무더기 결항했다.
광주에서는 이날 오전 9시를 전후해 서울발 광주행 대한항공과 광주발 제주행 아시아나항공 등 모두 6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태풍 영향권 제주ㆍ광주 피해 속출 = 태풍이 강타한 제주에서는 곳곳에서 전선이 끊어지거나 부러진 나무가 전선을 덮쳐 서귀포시 대정읍 등지에서 2만여 가구가 10분∼1시간가량의 정전사태를 빚었다.
서귀포시 토평동에서는 ‘검은여 해안길’의 콘크리트 포장도로 10여 m가 파도에 파손됐다.
대정읍 신도리에서 비닐하우스 2,900 ㎡가 강풍에 파손된 것을 비롯해 도내 곳곳에서 간판이 바람에 날리고 유리창이 깨지는 등 모두 80여건의 각종 파손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날 새벽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 피항 중이던 바지선 거원호(1,320 t)가 계류용 밧줄이 끊어지면서 1.6 ㎞가량 떠내려가 용머리해안 모래밭에 얹혔지만, 배에 탔던 박모(43)씨 등 2명은 해경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마을에서는 천연기념물 제161호인 수령 600년 된 팽나무가 밑동부터 부러지면서 조선시대 관아인 일관헌(日觀軒ㆍ제주도 유형문화재 제7호)을 덮쳐 건물이 반파됐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든 광주ㆍ전남 지역에서도 지역에 따라 많은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면서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광주 남구 진월동에서 한 상가의 간판이 떨어지는 등 광주지역에서 10여건, 전남 목포ㆍ해남ㆍ강진 등지에서 가로수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간판이 추락하는 등 전남지역에서 30여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많은 비가 내린 한라산과 지리산에는 입산이 통제됐고, 제주ㆍ충남ㆍ전북도 내 모든 해수욕장도 피서객들의 입욕을 막고 있다.
◇지자체 등 긴장, 비상 돌입 = 인천시와 10개 구ㆍ군은 태풍이 예보된 6일 오후 8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 총 271명의 직원이 비상근무에 나섰다.
이들은 해수욕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주의 방송을 하는 등 사전 대비하고 있다. 특보가 발효되면 태풍의 크기와 규모, 호우 양상에 따라 인원을 증강해 단계별 비상근무로 전환할 예정이다.
해양경찰청도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본청과 서ㆍ남해지방청, 산하 10개 경찰서가 2단계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가 조정통제ㆍ구조대응ㆍ방제대응ㆍ해양안전 등 8개반을 구성해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일선 파출소와 출장소에서는 전체 직원의 2분의 1이 비상근무를 하며 항만과 방파제 일대 순찰활동을 강화했다.
충청남도 역시 이날 오전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비상근무 인원도 오후 2시를 기해 17명에서 46명으로 확대했다. 홍수통제소와 수자원공사, 농촌공사 등 관계기관들도 합동으로 홍수대책반을 꾸려 비상대기하고 있다.
이들은 해수욕장과 산간계곡에 안전요원을 배치해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주의 방송을 하고, 조업 중인 어선은 귀항하고 정박 중인 배는 결박하는 등 사전 대비하고 있다.
제주도는 전체 공무원의 20%인 1,000여명에 대해 비상근무령을 내려 태풍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