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12월 8일] 플랜트산업 경쟁력 높이려면

올해는 우리나라 해외 플랜트 산업의 기념비적인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소식을 시작으로 해외 플랜트 수주가 비약적인 증가세를 기록해 올해 말까지 해외 플랜트 수주액이 단군 이래 사상 최대인 700억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유로화 약세와 원화강세 등 불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해외에서 축적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조달 시장의 다변화 필요 우리나라는 기술력과 가격, 공기준수 측면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해외 플랜트 시황은 국내 기업에 유리하게만 전개되고 있지는 않다. 우선 유로화 약세에 힘입은 유럽의 선진기업들은 한국 기업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인도와 중국기업의 도전 역시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시황하에서 국내 기업의 성공적인 해외 플랜트 진출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부와 기업의 노력들이 요구된다. 지난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도 확인됐던 것처럼 이제 우리나라는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변화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그에 걸맞은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은 물론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자원개발 등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특히 해외 프로젝트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와 신흥국 간의 플랜트 협력과 민자사업의 추진을 위해서는 국제은행과 세계 공적 금융기관은 물론 막대한 오일머니를 보유한 이슬람금융 등을 통한 금융조달을 적극 확보해 국내 기업들의 수주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 다른 형태의 금융 지원 방안으로 입찰보증서와 이행보증서 등 공사수행에 필수적인 보증서 발급시 국내 업체에는 차별화된 보증요율이 적용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국내 플랜트산업이 특정지역의 경제상황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올 11월까지의 해외 플랜트 수주실적 가운데 중동지역은 약 64%에 달할 정도로 지역의존도가 크다. 이 같은 해외수주의 중동 편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중남미・신흥개도국으로 진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아프리카와 중남미는 우라늄・ 동・니켈 등 전략 광종 외에도 세계 석유・가스 매장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거대인구를 토대로 한 큰 규모의 시장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인프라건설 프로젝트와 에너지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만큼 시장 전망도 밝다. 플랜트산업은 가격・품질・납기 등이 경쟁력의 원천이기 때문에 국내 기업이 플랜트산업을 계속 선도해나가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와 기본 설계능력 향상 등을 포함한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앞선 정보기술(IT)을 플랜트산업에 접목해 설계・구매・시공에 이르는 EPC 공정의 자동화로 보다 최적화된 설계와 철저한 품질관리 등이 실현된다면 이는 자연스레 국내 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또 해외 플랜트산업은 글로벌화 못지 않게 철저한 현지화도 함께 요구되는 만큼 우수한 해외 인재 채용과 현지법인 설립 등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을 통해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핵심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IT 접목해 모든 공정 자동화를 해외 플랜트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플랜트 기자재의 국산화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기업은 미래 유망플랜트 및 핵심기자재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정부는 플랜트 기자재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한편 국내 EPC 기업과 중소 기자재기업이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해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수출이 유망한 기자재를 적극 발굴해 해외마케팅을 지원하고 기자재업체에 바이어를 알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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