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달러 약세… 연말 환율 어떻게 될까

돌발 악재없고 증시안정땐 1,250원선도 기대 해볼만<br>대외여건 불안·수요 여전… 추세전환 단정은 일러


원ㆍ달러 환율의 하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말 환율이 어느 수준에 이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지난 11월 말 1,500원대를 고점으로 내려가는 쪽으로 큰 방향이 잡힌 것으로 본다. 달러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는데다 투신권의 환헤지 조정 달러매물이 나오고 있으며, 특히 회계상 연말 종가의 중요성 때문에 당국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1,300원 안팎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돌발악재가 없고 증시만 안정된다면 1,250선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불안한 대외여건과 여전한 수요 우위 등으로 하방경직성은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아직까지 추세하락으로 전환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원40전 하락한 1,349원60전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350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1일(1,329원90전) 이후 처음이다. 주가가 막판 플러스로 돌아서면서 환율 낙폭이 커졌는데 눈여겨볼 대목은 장중 증시가 약세를 보였음에도 환율은 줄곧 하락세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주가하락=환율상승’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난 것으로 환율이 서서히 하향안정세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고 있다. 실제 환율시장의 주변 여건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그동안 강세를 나타냈던 달러화가 ‘제로금리 시대’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무차별적인 유동성 공급 여파로 약세로 돌아섰다. 최근 달러화는 엔화ㆍ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등 달러 인덱스는 10월20일 이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환율 상승의 주범이었던 투신권의 행보도 달라졌다. 투신권은 지난주 약 8,000계약의 달러선물을 매도하며 환율하락에 일조했다. 글로벌증시가 반등하자 해외투자펀드의 환헤지 포지션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달러매물을 쏟아낸 것이다. 국내 증시도 최근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날이 빈번해지는 등 안정세를 찾아가며 투자심리도 꽤 좋아졌다. 이에 따라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의 달러 매수세도 뜸해졌다. 특히 연말 종가가 은행권이나 기업의 외화부채 및 KIKO(키코)에 물린 기업의 평가손을 책정하는 기준이 되는 등 중요한 사안임을 감안하면 당국이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환율안정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실제 최근 당국이 환율관리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환율이 추가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자본시장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미 자동차업계 구제 불확실성과 꾸준한 결제수요,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외 불안요인으로 환율 하단이 지지될 것”이라며 “연말에는 1,300원대 부근에서 종가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은 하나대투증권 과장도 “한ㆍ중ㆍ일 통화스와프 체결로 투자심리는 좋아졌으나 아직까지 추세를 논하기는 이르다”면서 “연말 1,300원 안팎에서 환율이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은 “추세하락은 성급한 얘기지만 연말 환율 중요성을 고려하면 시장 컨센서스는 1,250원까지 형성돼 있다”며 “하지만 수급상 1,200원 밑으로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류현정 한국씨티은행 외화자금팀장은 “연말까지 증시만 나빠지지 않는다면 1,250원까지 추가 하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달러 유동성 개선도 환율 안정 한몫 환율 안정에는 외화자금시장에서의 달러 유동성 개선도 한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16일 10억달러에 대한 스와프 경쟁입찰을 실시했으나 5,000만달러만 낙찰됐다고 밝혔다. 한은의 스와프 입찰은 총 9차례 이뤄졌는데 이중 초기 2차례만 제외하고는 최근 전액 낙찰됐던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의 응찰액은 18억5,000만달러에 이르렀으나 금리조건이 맞지 않아 낙찰금액이 적었다"며 "이는 달러 유동성 사정이 개선되면서 금융기관들이 자신들한테 유리한 금리조건을 제시해 한은의 금리수준과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금리는 마이너스인데 금융기관은 플러스 금리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스와프시장의 지표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스와프 포인트(선물환율과 현물환율 간 차) 1개월물은 지난 11월 말 -20원까지 급락했다가 이날 -5원까지 낙폭을 줄였다. 스와프 포인트의 마이너스 폭이 감소했다는 것은 달러수요가 적어졌다는 의미다. 또 원화와 달러를 교환할 때 적용하는 통화스와프(CRS) 금리도 1년물의 경우 지난달 25일 -0.7%까지 하락했다가 이날 1.0%까지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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