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사용 중인 초중고 교과서가 직업의 귀천의식을 조장하고 노동자들을 부정적으로 묘사,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송태수 한국노동교육원 교수는 노동부 연구용역으로 올 2월부터 7월까지 초등학교 12종, 중학교 30종, 고등학교 30종 등 총 72종의 교과서 내용을 분석한 결과 40여 대목에서 학생들의 직업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노동자에 대한 편견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대한교과서의 중학교 3학년 ‘기술ㆍ가정’ 교과서는 ‘좋은 직업의 특징’을 10가지로 거론,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주관적 만족도를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률적으로 좋은 직업의 특징을 열거, 직업의 귀천의식을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일부 교과서에서는 뜨는 직업과 지는 직업을 분류, 학생들에게 그릇된 직업관을 심어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교학사에서 출간된 중학교 2학년 사회교과서는 사회법이 생겨난 배경을 설명하는 삽화에 ‘국가가 노동자와 사업주간의 문제를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노동자들이 폭동을 일으키겠어!’라는 설명을 넣어 노동자를 잠재적 폭동집단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 대한교과서의 고등학생용 ‘사회ㆍ문화’에는 노동자들의 집회 사진을 수록하면서 ‘산업화되면서 우리 사회는 이와 같은 혼란을 계속 겪어왔다’는 설명을 넣어 헌법이 보장한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부정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송 교수는 “모든 교과서에서 혼용되고 있는 노동과 근로, 노동자와 근로자라는 용어도 통일해야 한다”며 “올바른 노동관과 진로선택을 위해 일과 노동에 대한 편견 없는 교육과 교재 개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