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은 31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계좌 동결 문제 해결을 위한 제2차 금융실무회의 이틀째 회의를 가졌다.
오광철 북한 국가재정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과 대니얼 글레이저 미 재무부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를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이날 오전 북한대사관에서 속개된 회의에서 북한계좌 동결 해제 문제와 북측의 돈세탁 및 위조지폐 등 불법행위 문제 등을 둘러싸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였다. 북측은 이날도 미국 측에 우선적인 계좌 동결 조치를 요구했고 미측 대표단은 돈세탁과 달러 위조 등의 의혹을 먼저 인정하고 해명하라고 촉구하면서 북측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는 BDA 문제가 ‘장기적 의제’임을 거듭 못박았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기자 간담회에서 BDA의 북한 자금 중 1,300만달러에 대한 동결해제가 추진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계획이 진행 중이라는 걸 알지 못한다”면서 “BDA 문제는 많은 추가 작업을 필요로 하는 장기적인 의제”라고 말했다.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도 이날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오는 2월8일 개최가 확정된 6자 회담 전망에 관해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네그로폰테 지명자는 “북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북한 방문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청문회에서 힐 차관보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특정 시기에 어떤 외교적 진전이 있느냐에 따라 전술적인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며 이같이 답변했다. 그의 발언은 ‘북한과의 논의는 6자 회담의 틀 안에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미국의 기존 방침과 다른 것으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