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들 해외경영 '일단잠수'

세계 경영환경 급변 대응책 마련에 우선미국의 테러사태와 보복공격 움직임으로 글로벌 경제여건이 극히 불투명해지자 기업들의 해외 경영활동이 '일단 멈춤'에 상태에 빠졌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오래전에 확정됐던 최고경영진의 해외출장마저 연기한채 급변하는 사태에 대처할 대응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포철, 한국담배인삼공사등 많은 기업들이 최근 사태로 해외 경영활동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판단아래 이달 또는 내달초로 잡았던 각종 해외 로드쇼, 해외증권 발행, 외자유치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시켰다. 또 정몽구 현대차 회장등 주요기업 총수들은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해지자 해외출장 계획을 잠정 보류한채 사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LG는 그룹차원에서 진행시켜온 전자ㆍ화학ㆍ산전등 주요 계열사의 해외IR(투자설명회)을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전면 보류 또는 취소키로 했다. LG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현재 해외 경영활동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효과가 극히 불투명하다"며 "사태 추이에 따라 계열사들의 로드쇼나 임직원 출장 계획등을 재조정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단 한가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유럽시장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신차마케팅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일단 계획 집행을 미루고 있다. 특히 정몽구 회장은 최근 비상경영체제 점검에 전력을 기울이느라 당초 확정됐던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슈렘프 회장과의 공식회동 일정도 잠정 보류시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 12일 개막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참가단도 최소인력만 남겨둔채 대부분 귀환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삼성 역시 해외에서의 움직임을 극히 자제하고 있다. 주력사인 전자의 경우 분기별 해외투자설명회 개최 원칙 포기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며, 여타 계열사들도 사태변화에 따라 해외경영 활동을 축소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제철은 중국 대련, 장가항, 순덕 공장의 설비증설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포철은 이번 사태의 충격이 당초 예상보다 심각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해외투자 계획등을 포함한 경영전반에 대해 재점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이닉스반도체는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지난주 손자회사인 미국 맥스터사 지분 17%(2,500만주)를 매각하기 위한 로드쇼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현지 금융시장 불안정 등으로 무기한 연기했다. 이밖에 한국담배인삼공사가 해외채권 발행을 위해 뉴욕 현지에 나갔다가 모든 계획을 취소한채 급거 귀국했으며, SK텔레콤 등도 오는 10월 예정의 뉴욕 투자설명회 계획을 포기했다. 김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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