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가철 제주, 토속별미로 피서객 유혹

휴가철 제주, 토속별미로 피서객 유혹레저톱-제주로 별미 기행 떠나요. 「먹는 게 곧 여행」이라는 말이 있다. 여행지에서 별미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다. 여름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제주도도 마찬가지다. 옥빛 바다가 보이는 해변의 식당에 앉아 제주 별미를 음미하노라면 세상에 부러울 게 없으리라. 흔히 맛집으로 알려진 곳도 있지만 해안도로를 다니다가 조용한 포구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별미도 별미 나름. 이번 여름에 제주로 휴가를 다녀와 『광어·우럭을 맛있게 먹고 왔다』는 말은 하지 말자. 대부분 양식이다. 대신 토종 흑돼지, 갯돔회, 전복죽, 성게국, 옥돔구이, 해물뚝배기, 자리물회 등 육지에서 볼 수 없는 각종 토속 음식들이 군침을 돌게 한다. 이중 하나가 토종 흑돼지다. 예부터 「똥돼지」로 더 알려졌는데 지금은 인분으로 사육하는 곳은 없다. 토종돼지는 한번 먹어본 사람은 잊지 못할 정도로 맛이 좋다. 고기가 퍼석퍼석한 양돈과 달리 쫄깃하면서도 고소하다. 역한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제주에서도 순수 토종만 파는 곳은 드물다. 물론 서울 음식점에서 「제주도 흑돼지」라고 파는 것은 흑돼지이긴 하지만 대부분 교잡종이다. 지난 86년 제주도 축산진흥원이 40여 가구에 흑돼지 1,100여 두를 분양했으나 대부분 양돈을 포기하고 지금은 10여곳만 남았다. 북제주군 두모리 「돗두리농원」에서 토종흑돼지를 방목하는 김응두(48)씨에 따르면 『토종은 번식력이 떨어지고 몸집도 교잡종의 절반에 불과해 채산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특히 방목 돼지는 예방주사를 쓰지 않아 새끼 돼지의 치사율이 30~40%에 달하고, 일반 돼지의 두배 정도인 12~14개월이 돼야 식용으로 쓸 수 있다. 대신 맛은 양돈이나 교잡종과 비교할 수 없다. 방목한 토종돼지의 가장 큰 특징은 비계가 많으면서도 기름이 거의 흐르지 않는다는 점. 북제주군 협재해수욕장 근처 「상록가든(064-796-8700)」의 여주인 양영일(49)씨는 『손님들이 고기를 구워도 크기가 처음과 똑같은 것을 보고 신기해한다』고 말한다. 또 원래 돼지의 뒷다리는 너무 퍽퍽해서 소시지용으로나 쓰지만 제주 토종은 비계가 없어 서울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고 한다. 반면 미식가들은 비계가 많은 목살, 앞다리, 어깨살을 선호한다. 여름 별미로는 제주 본토인이나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자리물회도 있다. 생선에 기름기가 많아 육지 사람은 배탈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한번 입맛을 들이면 잊지 못할 정도이다. 잘게 썰어서 초를 치고 깨, 마늘 등으로 양념한 다음 물을 부어 만드는데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전복죽 역시 여름철에 특히 맛이 좋은 고급 음식이다. 제주 앞바다는 파도가 거칠기 때문에 양식이 되지 않는다. 무공해 자연산이라는 얘기다. 전복은 임산부, 비만증, 간경화증 환자의 영양식으로 좋은데 특히 성산포 전복죽이 유명하다. 옥돔은 제주산은 붉그죽죽하고, 중국산은 회색을 띤다. 담백한 맛의 옥돔구이는 생선의 배를 갈라서 꼬들꼬들하게 말린 다음 배쪽에 참기름을 발라 구운 것이다. 여기에 야채, 자리젓 등이 함께 오른다. 갈치구이는 보통 두툼한 갈치 두 토막이 나오는데 비린내를 느낄 수 없고 고소한 맛을 낸다. 회는 여름여행 중에 자칫 잃기 쉬운 입맛을 되찾아준다. 제주에서는 횟감으로 전복, 소라, 성게, 돔이 있는데 이중 돔을 최고로 친다. 단 비싼 게 흠이다. 가을부터는 즉석에서 잡아 먹는 고등어회가 백미이다. 전복과 비슷하게 생긴 오분자기, 새우 등이 들어간 해물뚝배기는 값이 싸고 국물 맛이 시원해 숙취 해소용으로 좋다. 이밖에 메밀로 만든 빙떡, 차좁쌀을 이용해 만든 오메기술, 돼지고기나 돼지뼈를 삶은 국물에 돼지의 내장을 넣어 끓인 몸국, 톳이라는 해초를 물에 풀어 된장과 식초를 휘휘 저어 만든 톳물회 등도 별미로 통한다. 특산물로는 마늘, 감자, 당근이 유명하다. 최형욱기자CHOIHUK@SED.CO.KR 입력시간 2000/06/20 17:1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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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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