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 사상 첫 해외투자설명회 연다

국가신용등급 하락에 수익률도 낮아…국채, 외국인 투자가 수요 크게 줄어

일본이 국채에 대한 외국인들의 수요가 크게 떨어지자 사상 최초로 해외 순회 투자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경제력후퇴를 반영해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일본의 위상이 그만큼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재무부 관계자들은 오는 18일 런던을 시작으로 뉴욕 등을 돌며 투자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은 지난 1904년 러ㆍ일전쟁에 필요한 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처음으로 국채를 발행하기 시작한 후 해외에서 투자설명회를 가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국채 수요가 많은 데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서 굳이 해외에서 국채 발행을 위한 판촉활동을 펼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가신용등급이 크게 떨어지고 국채 수익률도 턱없이 낮아져 일본 국채가 외국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시작하자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 지난 90년대 초부터 장기불황 여파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친 결과 일본의 국가채무는 꾸준히 늘어 내년에는 7조4,0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150%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선진 7개국(G7)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제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일본의 국가신용등급을 A2로 아프리카의 보츠와나보다도 낮게 평가하고 있다. 보츠와나의 경우 지난 2003년 1인당 GDP가 3,100달러로 전형적인 후진국이다. 일본으로서는 엄청나게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반면 지난 주말 현재 일본의 국채(10년만기 기준) 금리는 1.4%로 미국의 4.2%보다 3%포인트나 낮다. 투자자들로서는 일본 국채를 살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 비중은 약 4%로 2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특히 미국이나 독일의 40%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다. 일본 국채의 60%는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 구성내용을 볼 때 상당히 위험한 구조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자금난으로 일시에 국채를 매각할 경우 국채금리 상승 등으로 거시 경제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다. 오카모도 아오유키 일본 재무성 국채관리국장은 “이번 해외순회 투자설명회의 목적은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일본 국채를 아예 외면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며 “일본정부의 재정지출 억제 방침 등 긍정적인 면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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