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국 해수욕장·계곡은 ‘난장판’

쓰레기 천지…바가지 상혼…곳곳 술판·패싸움<BR>컵라면 2,000원·생수 1,000원 ‘부르는게 값’<BR>밤이면 삼겹살 파티…“시민의식도 휴가중”


전국 해수욕장·계곡은 ‘난장판’ 쓰레기 천지…바가지 상혼…곳곳 술판·패싸움컵라면 2,000원·생수 1,000원 ‘부르는게 값’밤이면 삼겹살 파티…“시민의식도 휴가중” 임석훈 기자 shim@sed.co.kr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전국 해수욕장과 계곡 등 피서지가 바가지 상혼에 멍들고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밤에는 곳곳이 술판으로 변해 고성방가와 패싸움이 난무하는가 하면 쓰레기가 넘쳐난다. 일부 피서지에서는 상인들 스스로 깨끗한 상거래를 다짐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휴가시즌이 절정에 이를수록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지난 7일 가족과 함께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김모(38ㆍ서울 마포)씨는 바가지 상혼에 피서 분위기를 완전히 망쳤다. 컵라면과 생수를 사기 위해 속초해수욕장 인근에 늘어선 상점 가운데 한 곳을 들른 김씨는 "컵라면 하나에 2,000원, 생수 작은 병은 1,000원"이라는 점원의 말에 깜짝 놀랐다. 컵라면은 시중가보다 3배 이상이고 생수도 2배나 비쌌다. 피서지라 어느 정도의 바가지는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지는 생각도 못했다. 그는 다른 가게에 가볼까 했으나 마찬가지일 거라는 마음에 '울며 겨자 먹기'로 물건을 샀다. 인근 상점들이 무차별로 뿌리고 다니는 판촉물은 피서객의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것을 넘어 피서지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 강모(50ㆍ경기 성남)씨는 "한 시간도 되지 않아 판촉물 수십 장이 쌓이지만 대부분의 피서객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며 "그렇다고 업체에서 수거해가지도 않으니 쓰레기장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눈살을 찌푸렸다. 하루 수십만의 피서객이 몰리는 해운대 등 부산 지역 해수욕장도 바가지 요금과 무질서가 판치기는 마찬가지. 부산시는 바가지 요금 근절을 위해 상인들과 협정가격을 체결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해운대구청이 파라솔 대여업체와 체결한 협정가격은 파라솔 3,000원, 튜브 2,000원이나 업체들은 2~3배나 비싼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고 있다. 동해 주문진항 수산물 도매상 300여명은 오히려 이런 문제점에 착안, 지난달 6일 피서기간 중 청결한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로 결의, 휴가 온 사람들로부터 신선한 반응을 얻고 있다. 백사장과 계곡은 먹다 남은 음식과 휴지와 깨진 유리병, 캔 등으로 쓰레기장을 방불케 해 지자체들은 하루종일 쓰레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강릉시의 경우 지난달 말 현재 쓰레기 발생이 지난해보다 11.2% 많은 338톤에 달했고 해운대 해수욕장은 쓰레기를 치우는 데 동원하는 청소 인력이 하루 130~150명에 이른다. 남해 상주해수욕장의 야영장은 밤마다 '굽기 파티'가 벌어진다. 식사 때면 이곳 저곳에서 삼겹살ㆍ생선 등을 굽는 냄새가 진동하고 연기는 송림 숲 속을 검게 뒤덮기 일쑤다. 강모(43ㆍ서울 강남)씨는 "가족들과 함께 다도해의 정취와 청명한 숲의 공기를 즐기려 했던 기대가 쓰레기 천지가 된 야영장과 백사장을 보는 순간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민의식이 성숙되지 않는 한 피서지에서의 '실망'은 매년 되풀이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입력시간 : 2005/08/10 18:05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