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외국인 범죄 놀이터 된 한국 ATM

서울시내 밴사 기기에 복제기 설치

162명 카드정보·비밀번호 빼내

경찰, 加·불가리아인 2명 구속


관광객으로 국내에 입국한 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카드복제기를 설치해 카드정보 등을 빼내고 외국에서 타인의 예금을 인출한 외국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광경찰대는 ATM에 카드복제기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복제카드를 만들어 예금을 인출한 혐의(절도,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로 불가리아계 캐나다인 K(50)씨와 불가리아인 Y(38)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9일 외국인관광객으로 국내에 들어와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부가통신사업체(밴사) ATM에 카드복제기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162명의 카드정보 368건과 비밀번호를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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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 등은 국내에서 모은 정보로 복제카드를 만들어 6월22~23일 홍콩 소재 은행에서 아홉 번 예금을 인출해 총 147만원 상당의 현금을 빼냈다. 피해자 중에는 중국 등 외국인관광객도 2명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중국인관광객은 약 100만원 상당의 예금을 인출당해 가장 큰 피해를 봤다.

경찰에 따르면 그간 카드복제에 사용된 복제기는 상당히 조잡하게 만들어져 ATM 이용자들이 이상함을 느껴 경찰 등에 신고하는 경우가 많았고 피해도 크지 않았다.

이번 복제피해도 크지는 않지만 이들은 상당히 섬세하게 범행을 저질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복제기를 정교하게 만들어 육안으로는 실제 ATM 투입구와 구분이 불가능했다. 길거리에 있는 밴사 ATM에는 CCTV가 없다는 점도 집중적으로 노렸다. 아울러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카드복제기 등을 설치한 것은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도 않았다. 국내 거주지인 게스트하우스 숙박비도 현금으로 결제했다.

경찰 관계자는 "홍콩 지역 범죄조직의 일원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터폴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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