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위원장 진종철)가 11시간여에 걸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회의 끝에 정연주 사장의 퇴진 요구를 관철시키기로 결정했다.
29일 오후 7시 시작해 30일 오전 5시 40분 끝난 노조 중앙집행위원회 비대위의 마라톤 회의에서 불법 도청 사건의 책임을 지고 29일까지 정연주 사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당초의 결정을 밀고 나가기로 했다.
정 사장 역시 이날 퇴근을 하지 않고 회사내에서 밤을 새 노조 집행부를 비롯한일부 조합원들은 회의가 끝난 직후인 오전 5시 45분께 사장실로 올라가 피켓 시위를벌였다.
노조 집행부의 한 간부는 "정 사장이 이날 회사를 떠나지 않았기 때문에 출근 저지 투쟁은 자연스럽게 31일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30일 오후 6시에도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노조 비대위는 격론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퇴진 요구 투쟁 방식에 대해두 차례에 걸쳐 표결 대결을 했고 위원 45명중 25:20이라는 간발의 차이로 퇴진 운동 전개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조합원내에서 노조 집행부의 사장 퇴진을 요구한 강경한 투쟁 방식에 대해 논란이 일었고, PDㆍ기자ㆍ아나운서연합회 등 몇몇 핵심 직능단체에서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일부 조합원의 경우 노조 결정에 반발해 탈퇴 의사를 밝히는 등 내홍 조짐이 보이기도 했다.
KBS 노조가 정 사장 퇴진 요구 강행 결정 방침을 거듭 확인함으로써 노사 갈등 뿐 아니라 조합원내 갈등 역시 심각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홍성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