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노원/백화점·할인점 역세권 쟁탈전 가속(21C 신흥상권)

◎계획적 지역개발로 재래식 유통시설 전무/한신·미도파아성에 E마트·아울렛 도전장/구매력 유출안돼 불황에도 매출 안정노원 상권은 구매력이 도심 쪽으로 거의 유출되지 않는 전형적인 지역밀착형 상권이라는 점을 최대 특성으로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지역상권이 재래시장에서 현대적 상업시설로 발전하는 과정을 거친 데 비해 이 지역은 택지가 계획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재래식 유통시설이 거의 없어 현대적 상업시설이 일찌감치 자리잡은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미도파백화점 상계점, 한신코아백화점, 건영옴니백화점 등 지역밀착형 상권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백화점들의 주도로 상권이 유지돼 왔다. 지역밀착 성향이 워낙 강해 이곳은 요즘같은 불황기에도 타지역에 비해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보이는 지역상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백화점이 중저가 상품 위주의 머천다이징, 생식품을 강화한 식품매장 등의 영업전략을 전개해온 탓인지 이 지역에 할인점 진출은 활발하지 않은 편이었다. 그동안 신세계백화점이 도봉구 창동에 국내 최초의 신업태인 「E마트」를 개점한 것이 유일한 할인점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올들어 지난 1월30일 노원구 중계동 구센토백화점 자리에 이랜드그룹 계열의 한세개발이 「이랜드 2001 아울렛」 중계점을 개장함에 따라 이 지역에도 뒤늦게나마 할인점 붐이 조성되고 있다. 중계동 인근에는 대구의 대구백화점이 서울 입성의 교두보로 할인점인 「D마트」를 내년 하반기께 오픈할 예정이어서 이 지역도 백화점 주도의 상권에서 할인점 쪽으로 서서히 업태가 분할될 전망이다. 실제로 이 지역에 진출해 있는 백화점들도 앞으로 할인점, 전문점 등으로 구매성향이 바뀔 것으로 내다보면서 대응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마들평야라는 벌판만이 존재,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혔던 노원지역은 80년대 중반 서울시의 대대적인 재개발계획에 따라 급속히 발전해왔다. 지난 88년 1월부로 도봉구로부터 분구된 노원구는 96년말 현재 인구가 60여만여명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 14만여호 가운데 아파트가 11만3천여호로 80%를 차지할 정도로 아파트 인구가 압도적이다. 또 신택지개발지인데다 타지역보다 땅값, 주택값이 싼 편이라 젊은층 인구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노원 상권은 상계·중계·하계·월계동 등 노원구는 물론 중랑천을 경계로 분리된 도봉구의 창동·번동·방학동 등 일부 지역, 그리고 의정부·남양주 지역까지 폭넓게 커버하고 있다. 이 지역에 가장 먼저 출점한 대형시설은 (주)한신공영이 운영하는 한신코아백화점. 한신공영은 지난 88년 12월 노원구 하계동에 한신코아백화점 1호점인 노원점을 개점, 유통의 불모지를 개척했다. 한신코아백화점 노원점은 개점 2년만에 흑자를 내면서 독점 시대를 구가했으나 미도파백화점의 개점 이래 중저가 위주의 상품군으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노원상권이 명실상부한 지역상권으로 자리잡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미도파백화점의 진출이다. 미도파백화점의 출점 이후 노원역 일대는 노원구측의 계획대로 중심상업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지난92년 개점한 미도파백화점은 출점 당시만 해도 아파트단지의 개발이 채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라 매장이 너무 넓은게 아닌가 우려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불과 3∼4년만에 미도파백화점은 8천평이 넘는 매장면적이 부족하게 돼 지금은 어떻게 하면 매장을 좀더 넓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심할 만큼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10월 개통된 지하철 7호선도 미도파백화점에는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예상으로는 7호선의 개통과 동시에 상봉동·중화동·면목동 등 중랑구 인구의 유입 및 환승역 유동인구까지 감안, 곧바로 매출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실질적인 매출증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미도파백화점은 현재 매장 리뉴얼을 위한 「리프레시팀」을 가동, 올 상반기중에 전면적인 매장 개편을 단행할 방침이다. 특히 2001 아울렛의 개점을 서곡으로 한 할인업태의 추가 출점에 대비, 고급화와 매장확대를 통한 차별화 쪽으로 영업방향을 선회했다. 앞으로 할인점의 추가 출점이 점쳐지는 노원상권 내에서 미도파백화점이 매장 고급화를 통해 고객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건영옴니백화점도 노원상권의 또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91년 중계동에 오픈한 이 백화점은 매장면적이 5천여평에 육박하는 대형점으로 인근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한 지역밀착점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했다. 모기업인 건영의 부도 후 임대상인들의 덤핑판매로 영업을 꾸려나가고 있는 형편이나 현재 진행중인 인수문제가 매듭지어져 대기업 인수가 결정될 경우 회생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그러나 현재 노원상권의 태풍의 눈은 뭐니뭐니해도 이랜드 2001아울렛. 올 1월30일 개점한 이 점포는 개장 첫날 5만여명의 인파가 몰려드는 대성황을 이루었다. 개장 이후 2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낮시간에는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할 정도로 꾸준한 집객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매출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2001 아울렛의 성황은 이 지역 소비자들의 할인점에 대한 갈증을 대변한 현상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지역은 신택지개발지구로 젊은층, 맞벌이부부가 많아 할인점 입지적 요소가 많음에도 불구 현재까지 E마트를 제외하고는 마땅한 할인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E마트는 그나마 매장면적이 1천평에 불과한데다 주차장 진입로가 좁아 주말이면 주차에만 20∼30분씩 걸리는 등 불편이 많았던 것. 2001 아울렛은 앞으로 이 지역에 할인점이 추가로 출점할 수 있는가 여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시험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중계동에 할인점용으로 부지를 확보하고도 대구 상인동 가스폭발사고 이후 자금난 등으로 출점을 미뤄왔던 대구백화점은 올초 프로젝트팀을 구성, 내년 하반기중에 할인점을 오픈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D마트의 개점은 노원상권에 할인점 바람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노원상권에 할인점들이 하나둘씩 출점하면 그간 중저가 고객층 위주로 영업을 해온 한신코아백화점, 건영옴니백화점 등의 영업전략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들 백화점도 기존의 중저가 백화점 이미지를 고수할지, 고급화로 전환할지, 아니면 아예 업태를 바꿀지를 결정해 승부수를 던져야 할 입장이다. 이밖에 미도파백화점 건너편에 위치한 도봉운전면허시험장도 유통시설 입점설이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노원구는 당초 운전면허시험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대신 1만8천여평의 부지에 도로개설, 업무시설 및 공원 확충 등의 계획안을 마련했으나 아직까지 실행되지 않고 있는 상태. 현재로서는 어떻게 개발될지 불투명하지만 어쨌건 이 지역은 유통시설이 들어서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미도파백화점과 함께 노원 역세권의 양대축으로 기능할 전망이다. 창동 역세권 일대도 3∼4년 내에 대대적인 개발계획이 잡혀 있어 주목된다. 우선 이 일대에 대지면적 5만여평의 미원 창동공장부지가 있는 미원그룹은 오는99년말까지 테마공원, 백화점, 쇼핑몰, 주상복합건물 등 연면적 3만여평의 테마파크단지로 개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또 도봉구 차원에서 마련된 개발계획에 따르면 이 일대에 농협이 대규모 농수산물유통센터를 내년말 오픈하는 것을 비롯 복합휴양공간, 첨단업무시설 등으로 다양하게 개발될 예정이다. 이같은 개발계획들이 차례로 완료되면 노원상권은 독자적인 지역상권의 기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이효영> ◎노원구 연혁/24개 동·인구 60만명 규모 노원구는 지난 88년 1월1일 도봉구로부터 분구되면서 탄생됐다. 조선 영조때 경기도 양주목 내의 노원면과 해등촌면이 노원구 일부지역에 속해 있었으며 그후 두 면이 통합되면서 성북구, 도봉구로 차례로 편입됐다가 다시 도봉구에서 분구됐다. 노원구란 명칭은 옛지명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노원구가 역사의 무대로 등장한 것은 백제가 고대왕국 체제를 갖추면서 한강중심의 통치구역에서 점차 남북으로 영토를 넓혀갈 무렵인 백제7대 고이왕 때로 보고 있다. 노원구 지역은 서울의 동북쪽 일대로 삼각산을 뒤로 하고 한강을 중심으로해 마들평야라는 평야지대를 앞에 두고 있어 배산림수의 지형으로 고대 도읍지로 정할만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 백제 초기 하북 위례성을 이곳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현재는 24개동, 인구 60여만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서울 동북지역은 물론 의정부, 남양주, 구리시까지 아우르는 상권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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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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