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판사·변호사, 극비리 난상토론

법원, 개인회생·파산제 정착위해 현장 고수들 이례적 초청

개인회생ㆍ파산제도의 활성화 방안을 놓고 고심 중인 법원이 최근 이 분야 전문 변호사들을 대거 초청해 난상토론을 개최, 관심을 모았다. 보수적인 엘리트집단인 법원이 현장 ‘고수’들과의 만남을 통해 적극적인 ‘대안찾기’ 에 나섰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는게 법조계의 얘기다. 지난 16일 오전 10시 30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심리실. 이곳에 개인회생ㆍ파산분야의 내로라하는 전문변호사 14명이 삼삼오오 집결했다. 이들은 장장 3시간 동안 법원 판사들과 개인회생ㆍ파산제도의 발전적 대안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보수적이고 경직된 이미지의 법원이 극비리에 변호사들을 초청, 비공식 토론회를 개최한 이번 사건(?)은 법원 역사상 극히 이례적인 행사였다. 변호사 업계에 따르면 토론회를 주최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차한성 수석부장판사)는 토론회 자료를 비공개 원칙으로 했을 만큼 소리소문 없이 본 행사를 추진했다. 참석자들은 파산부가 서울지방변호사회로부터 추천을 받은 박용석 변호사 등 이 분야 전문변호사 14명. 진행 방식은 변호사들이 발제한 내용에 대해 변호사와 판사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형태였다. 박 변호사는 ‘변호사 입장에서 본 개인채무사 회생실무’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배드뱅크 등 사적 채무조정제도는 채무자의 생명을 일시적으로 연장시킬 뿐”이라며 “법원이 공적채무제도인 개인회생ㆍ파산제도를 개선, 이들을 하루 빨리 정상적인 경제활동인구로 편입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토론에서는 “개인회생 최장 변제기간을 5년에서 더 단축시켜야 한다” “물가 수준 등을 고려해 수도권 지역 채무자와 지방 채무자간 지출사항을 차등화해야 한다”는 등 업계의 생생한 고민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게 12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 토론회는 법원 인근 한 음식점으로 장소가 바뀌면서 ‘오찬토론’ 형식으로 1시간 가량 더 이어졌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법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법원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와 매우 의미있는 자리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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