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정부의 지나친 거시경제지표 의존이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따끔한 충고를 했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겸 SK㈜ 사외이사인 조 전 부총리는 SK그룹 사보인 ‘SK 매니지먼트’ 5월호 인터뷰에서 “거시지표가 모든 진실을 보여주지는 않는다”며 “거시지표에만 의존할 경우 경제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마치 경제가 잘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총리는 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5.5%로 제시하고 주가가 오르며 경제상황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균형잡힌 것은 아니다”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지방경제가 얼어붙었을 뿐 아니라 신용불량자도 많이 늘어났고 청년실업도 증가해 서민들의 살림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정부에만 의존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고 정부도 보다 현실성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동북아중심 경영 등은 구호로서는 좋지만 과연 현실적인 정책인가는 한번쯤 다시 검토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SK㈜ 사외이사로서 역할에 대해 조 전 부총리는 “전문경영인과 외부 감시자로서 사외이사는 모두 회사와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SK㈜가 기존 틀을 깨고 투명경영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