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아프리카 이니셔티브'에 거는 기대

나이지리아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아프리카 개발원조(ODA)를 3배인 1억달러로 확대하는 등 10개항의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것은 경제 위상에 걸맞은 대외원조와 함께 외교력을 제3세계로 확대하고 에너지 공급선을 다변화하겠다는 다목적 카드다. ‘이니셔티브’의 내용이 계획대로 실천에 옮겨지면 멀기만 했던 아프리카가 우리에게 가깝게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는 더 이상 ‘기아의 대륙’이 아닌 자원의 보고로 떠오르고 있어 선진국의 자원확보 각축장이 되고 있다. 우리에겐 대통령의 아프리카 방문이 24년만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관심 밖에 있었다. 최근 나이지리아에서 원유수입이 늘어나고 한국기업의 플랜트분야 수주가 31억달러로 급증하면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대통령의 방문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 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대외원조는 국민 1인당 8만원 정도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개발원조 위원회 소속국가의 평균 80달러의 10분의 1이다. 그나마 원조가 아시아에 집중돼 있는데다 유상과 무상을 적절히 나눠 활용하는 전략조차 부재하다. 이에 비해 선진국의 원조는 안보와 자원획득에 도움이 되는 나라에 집중되고 있다. 원조 액수도 대폭 늘려야 하지만 효과적인 원조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러한 점에서 ‘아프리카 이니셔티브’는 아시아 중심에서 벗어나 눈을 제3세계로 돌렸다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아직 액수가 부족하다. 정부는 올해 국제개발협력사업의 규모를 6,290억원으로 대폭 늘렸지만 국민총소득(GNI)의 0.083%에 불과해 OECD 국가의 평균 0.25%와는 거리가 멀다. 규모를 늘리기 위해 해외여행자에게 1달러씩을 징수하는 것은 검토해 볼만하다.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에겐 대외원조는 바로 시장개척과 자원획득을 위한 투자금이란 사실을 인식시킨다면 국민들도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아프리카 이니셔티브’를 빈틈없이 실천에 옮겨 대외원조가 전략적으로 유효 적절하게 집행되는 한 본보기를 제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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