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의 KTVU 방송국에서 조종사를 비하하는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 해당 방송국과 NTSB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방송인 KTVU는 지난 12일 NTSB의 발표 내용과 함께 조종사 이름을 전하면서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아시아계의 발음을 조롱할 때 쓰이는 표현을 마치 조종사들의 이름인양 보도했다.
진행자 토리 캠벨은 NTSB가 확인해 준 이름이라며 "캡틴 섬팅왕(Sum Ting Wong), 위투로(Wi Tu Lo), 호리퍽(Ho Lee Fuk), 뱅딩오(Bang Ding Ow)"라고 읽어 내렸다.
'섬팅왕', '위투로', '호리퍽'은 각각 '기장 뭔가가 잘못됐어요'(Something Wrong), '고도가 너무 낮아'(We Too Low), '이런 젠장할'(Holy Fu**), '쾅, 쿵, 오!'(Bang Ding Ow, 충돌음과 비명을 가리키는 의성어)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사안의 심각성을 깨달은 NTSB와 KTVU는 사과 성명을 냈지만 어떤 과정에서 이런 실수가 일어났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NTSB는 "해당 이름을 확인해 준 것은 인턴의 실수"라면서 "인턴이 먼저 이름을 만들어 알려준 것이 아니라 언론에서 '이 이름들이 맞느냐'며 확인 요청을 해 와 답변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KTVU는 "NTSB 관계자가 확인해 줬지만 이름이 정확하지 않았다"고만 해명했다.
아시아계 언론인 연합체인 '아시안아메리칸언론인협회'(AAJA)는 성명을 내 "KTVU의 실수는 아시아나 사고의 비극을 조롱하고 많은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을 모욕했다"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격렬한 분노를 느낀다"고 질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KTVU의 보도는 조종사 4명은 물론이고 회사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건"이라며 "해당 내용으로 보도를 한 KTVU와 이를 확인해 준 NTSB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사고조사위원회는 이와 별개로 NTSB에 '사고조사는 국제 기준에 따라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해야 한다'며 13일 항의 서한을 보냈다.
조태환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장의 이름으로 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에 전달된 2쪽 분량의 영문 서한에는 NTSB의 지나친 정보 공개에 우회적으로 문제 제기를 함으로써 불만을 표현했다.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사고 다음날인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간 매일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조종사들의 진술과 비행자료 기록장치(FDR), 조종실 음성 녹음장치(CVR) 분석 내용 등을 상세히 공개했으며 조종사의 책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수 차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