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구글, 모토로라 인수… "애플 견제효과"로 단기론 긍정적"

삼성전자 6%대↑…이엘케이 등 부품주도 상한가 직행 구글이 모토로라 모바일 부문을 인수했다는 소식에 삼성전자가 10거래일 만에 큰 폭으로 올랐다. 구글의 휴대폰 시장 진입으로 장기적으로는 시장 경쟁이 격화될 수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애플 견제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보다 4만3,000원(6.08%) 오른 75만원에 장을 마쳤다. LG전자도 외인 매수세에 힘 입어 장중 한때 3% 이상 올랐다가 0.31% 오른 상태로 마감됐다. 이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처럼만에 동반 강세를 보인 것은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로 안드로이드 진영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모토로라 인수로 구글이 특허 대응을 강화하면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특허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날 구글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모토로라를 별개 사업부 형태로 운영하고 안드로이드 기반 운영체제(OS)도 개방공유 전략을 유지하겠다”며 “모토로라의 1만7,000여개 휴대폰 관련 특허를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특허 공세 방어 수단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라클ㆍ마이크로소프트 등 플랫폼 개발사들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한 대당 5~10달러 규모의 특허료를 요구하고 있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애플 컨소시엄(애플ㆍ오라클ㆍ노텔네트웍스 등)의 특허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구글이 통신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한 모토로라를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특허공세로 흔들렸던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다시 굳건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이 단말 제조를 통해 이익 창출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토로라는 북미 이외의 지역에서 시장 점유율이 낮고 단말 제조 경험이 없는 구글이 전세계 유통망과 사업관계를 확보하는 것도 단기적으로 쉽지 않다”며 “구글이 39개에 달하는 안드로이드 제조사들을 모두 등지고 모토로라에 의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종완 삼성증권 연구원도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은 안드로이드 OS플랫폼의 확대를 통한 광고 매출”이라며 “구글이 모토로라의 경쟁력 확보에만 집중했다가 삼성ㆍHTC 등과 관계가 악화될 경우 시장점유율 확대 기회를 놓치게 될텐데 이 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안드로이드 진영이 애플과 맞대결이 가능한 정도로 경쟁력을 끌어올린 뒤에는 구글이 모토로라에 주안점을 두고 경영을 해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휴대폰 업체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이 직접 휴대폰 시장에 뛰어드는 수순을 밟을 수 있고 영향력 확대를 위해 안드로이드OS에서 모토로라 우선 정책을 펼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주로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주요 스마트폰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성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특정 플랫폼에 의존할 경우 플랫폼 개발사가 사업 전략을 바꿀 경우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며 “구글이 모토로라 우선 정책을 펼 경우에 대비해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 등을 병행 개발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대한 중장기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것과 달리 대부분의 부품주에는 수혜가 예상됐다. 모토로라에 부품을 납품하는 휴대폰 부품업체 가운데서도 몸집이 가벼운 일부 코스닥 부품주들은 이날 상한가로 직행했다. 모토로라향 매출 비중이 40%에 달하는 이엘케이(14.62%)가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했고 매출 비중이 26%인 인터플렉스(14.89%)도 급등세를 연출했다. 또 인프라웨어(6.85%), 이라이콤(14.83%) 등도 급등했다. 박종운 현대증권 연구원은 “LG전자ㆍ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를 전략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이용하는 제조사들은 경계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안드로이드 부품주는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특히 모토로라 매출 비중이 높은 부품주들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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