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미있는 선물이야기] 물리학과 프로그램 매매

현대 물리학에는 움직이는 물체의 속도와 위치를 모두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불확정성의 원리」라는 것이 있다.어떤 물체의 속도와 위치를 알기 위해서는 그 물체에 빛을 쏴서 반사되는 빛을 검사하면 된다. 그러나 원자처럼 아주 작은 입자에 빛을 쏘면 그 빛에 의해 물체의 위치와 속도가 달라진다. 관찰을 위해 쏜 빛이 원래 물체의 위치와 속도 자체를 바꿔버리는 것이다. 빛의 강도를 낮추면 원자의 속도를 정확히 알 수 있으나 위치를 알기 어렵다. 빛의 강도를 높이면 위치를 알 수 있지만 원자의 운동을 방해해서 정확한 속도를 파악할 수 없다. 결국 원자의 위치와 속도를 모두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증시의 프로그램 매매도 마찬가지다. 현-선물을 연계한 프로그램 매매는 원칙적으로 주식시장 자체의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프로그램 매매는 현-선물 가격차를 이용한 거래이기 때문에 「증시의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그러나 원자에 쏜 빛처럼 프로그램 매매가 주식시장의 흐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프로그램 매수 잔액이 6일 현재 1조원을 넘어섰다. 상승국면일 때 프로그램 매매는 증시에 긍정적이지만 하락국면에서는 시장 교란의 주범이 된다. 아인슈타인은 현대 물리학의 불확정성 원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물리학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통일된 우주를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다. 만약 아인슈타인이 지금 살아 있어서 주식투자를 했다면 큰 손실을 입었을 것이다. 「확실성에 대한 믿음」이 금융시장에서는 더이상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물투자는 일종의 확률게임이라고 했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해서 늘 투자에 성공한다는 확실성은 없다. 투자에 있어서 위험관리가 중요한 것도 이때문이다. 불확실한 금융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을 미리미리 파악해서 대비하지 않으면 「불확실성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모든 투자는 불확실한 미래와의 싸움이다. /정명수 기자 ILIGHT3@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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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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