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때가 이미 늦었다

제9보(160∼174)



이세돌이 흑65로 팻감을 썼을 때 3분을 고민하던 이야마는 백66으로 패를 해소했다. 흑67이 놓이자 원래는 백의 세력권이던 우변이 흑의 진영으로 변했다. "흑이 좀더 큼지막한 팻감을 쓸 수는 없었을까?"(필자) "그게 간단하지가 않아요. 중앙쪽 백대마를 잡자는 팻감이 잘 안 되거든요. 실전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었어요."(홍민표) 참고도1의 흑1로 본격적인 패를 결행하면 어떻게 될까. 흑3으로 들어가는 팻감이 있기는 한데 백은 받지 않을 것이다. 백12로 반발하는 수단이 있어서 흑이 도리어 꺼림칙하게 된다. 참고도2의 흑3으로 팻감을 쓰는 것은 망발이다. 백이 12로 집을 내자고 하는 수단이 있어서 흑은 아무 소득도 챙기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억지로 잡으려고 하다가는 상변쪽 흑돌 6점이 잡힌다. 이런저런 뒷맛 때문에 대마를 잡자는 팻감은 불확실하다고 본 이세돌은 우변을 연타하는 것으로 만족한 것이다. 뒤늦게 백68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젠 때가 이미 늦었다. 이세돌은 중앙을 외면하고 흑69로 몰아 골인을 서둘렀다. "이젠 중앙의 흑대마가 다 잡히지만 않으면 흑승입니다."(전영규) 이야마는 일단 백74까지 중앙의 흑대마를 추궁하고 나섰다. 이젠 승부가 단순하게 되었다. 백이 흑대마를 잡으면 물론 백승이고 잡지못하면 무조건 흑승이다.(63…60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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