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개관한 역삼동 LG아트센터가 이달중 해외 유명극단 두 팀을 불러 이색적인 연극 두 편을 상남홀 무대에 올린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올 단체는 러시아 극단 「데레보」와 캐나다의 「미셸 르미유 빅토르 필론 크리에이션」. 이들은 낭만적 분위기의 무언극과 영상과 연극이 결합된 작품을 각각 선보인다. (02)2005-0114.◇러시아극단 데레보 내한공연= 19~22일 오후8시에 무언극 「원스(ONCE)」를 국내무대에 처음으로 소개한다.
안톤 아다진스키의 「원스」는 아름다운 사랑의 전설을 서정적으로 풀어가는 연극. 모두 5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이 작품은 한적한 바닷가 카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모의 웨이트레스와 늙은 청소부 그리고 카페 단골신사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찰리 채플린의 영화처럼 박장대소를 일으키기도 하고,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처럼 몽환적인 감동도 선사해줄 것』이라는게 이번 무대를 기획한 LG아트센터측의 설명이다.
지난 97년과 98년 세계적인 공연예술제인 영국의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50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갈채를 받았던 데레보 극단은 88년 러시아 예술의 중심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결성된 무언극단체. 데레보는 지난 3월 홍콩에 이어 아시아 두번째 무대를 서울에서 갖는다.
◇미셸 르미유 빅토르 필론 크리에이션= 25~28일 오후8시에 4차원 연극 「오르페오」를 공연한다.
「오르페오」는 그리스 신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첨단 멀티미디어를 이용한 새로운 기법으로 새롭게 재구성한 작품. 캐나다 출신의 연출가 미셸 르미유와 빅토르 필론이 함께 만든 「오르페오」는 4차원을 넘나드는 영상기술로 시간과 공간의 벽을 허물면서 세계 연극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초현실적인 모험 속에 있는 듯한 착각, 인간의 상상력이 갖는 파워와 최첨단 테크놀러지에 대한 헌정』이라는 워싱턴포스트의 연극평은 이 작품이 보여주는 「4차원」 세계를 가늠케 한다.
회색빛 안개가 가득한 무대를 배경으로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케의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에우리디케의 갑작스런 죽음과 사후세계, 그리고 명부(하데스). 이 모두가 충격적인 영상과 4차원 홀로그램으로 표현된다. 80분 동안 배우들의 대사는 한마디도 없고, 소리라곤 몽환적인 음향뿐이다. 「오르페오」는 이렇게 즉물적인 언어를 극도로 억누름으로써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사랑의 애절함을 4차원 이미지로 극대화한다.
문성진기자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4/10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