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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14승… 돌아온 괴물, 나를 넘는다

류현진 18일만에 복귀전서 개인 최다 타이 14승… 등판 기회 5번 남아 15승 넘어 한국인 최다 18승 경신도 가능


'커브의 마술사'로 돌아온 류현진(27·LA 다저스)이 에이스의 척도인 시즌 15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에 바짝 다가섰다.


류현진은 지난달 14일(이하 한국시간) 엉덩이 부상 뒤 1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18일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공이 높게 형성돼 1회부터 1실점한 류현진은 그러나 나머지 6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성적은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 몸에 맞는 공이나 볼넷은 1개도 없었다. 류현진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 30경기에서 거둔 14승(8패)을 올해는 24경기 만에 달성했다. 시즌 성적은 14승6패. 평균자책점도 3.28에서 3.18로 뚝 떨어뜨렸다. 류현진은 7회까지 투구 수가 84개(스트라이크 57개)에 불과해 완투도 가능해 보였지만 돈 매팅리 감독은 다음 등판을 위해 류현진을 아꼈다. 이틀간 2득점, 1득점에 그쳤던 다저스 타선도 이날은 장단 12안타로 폭발하며 류현진의 복귀를 반겼다. 2연패를 끊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다저스(77승60패)는 2위 샌프란시스코(74승62패)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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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이날 커브를 앞세워 시즌 17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완성했다. 그동안 간간이 던지던 커브가 이제는 결정구가 됐다. 6회 첫 타자까지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벌일 수 있었던 것도 커브 덕분이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류현진은 시속 110㎞대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다시 낮은 커브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타자들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샌디에이고유니언트리뷴은 "2년간 5차례 샌디에이고전에 등판해 32⅓이닝 동안 3점만 내주며 4승무패를 기록했다"며 류현진을 '파드리스 킬러'로 표현했다.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도 류현진을 극찬했다. 블랙 감독은 "구종 4개(직구·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가 모두 인상적이었다"며 "정말 완벽한 투수"라고 평가했다.

개인 최다승 타이 기록을 조기에 작성했으니 이제 관심은 몇 승까지 추가하느냐에 쏠린다. 류현진에게 남은 등판 기회는 최대 5경기. 부상 뒤 더 강해진 류현진에게 시즌 15승은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 상승세를 타고 타선의 도움도 받는다면 박찬호가 가진 한국인 최다승(18승·2000년) 기록 경신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날 같은 호투를 계속한다면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 류현진의 지난해 기록은 3.00이었다. 경기 후 류현진은 "며칠 쉬어서 그런지 (몸 상태가) 오히려 더 좋아진 것 같다. 커브의 각도 좋았고 모든 구종이 괜찮았다"며 최종 승수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는 "마운드에 올라 선발투수가 해야 할 일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류현진은 투구 이닝에 따른 보너스 획득도 눈앞에 뒀다. 류현진은 한 시즌에 170이닝 이상을 던질 경우 25만달러의 보너스를 받게 돼 있다. 180이닝을 넘기면 50만달러, 190이닝은 75만달러, 200이닝은 100만달러를 받는 식이다. 지난해 192이닝을 던져 75만달러를 챙긴 류현진은 올해는 이날까지 144⅓이닝을 던졌다. 남은 5경기에서 5이닝씩만 던져도 169⅓이닝이다. 돈도 돈이지만 '옵트아웃'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는 점이 더 반갑다. 지난해 6년간 3,600만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한 류현진은 5년간 750이닝 이상을 소화하면 남은 1년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않아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옵트아웃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다. 한 시즌 평균 150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얘기인데 류현진은 이 기세라면 여유롭게 한 해 먼저 'FA 대박' 기회를 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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