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밀레니엄비전을 위하여

지금까지 중소기업정책은 구태의연한 자금풀기식 또는 대증요법(對症療法)에 치우친 전시행정식 지원에 집착, 허약체질의 중소기업을 양산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반(反)중소기업적 경영환경의 고착을 방조해온 것도 사실이다.이번 육성시책은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 보호정책을 대폭 축소하면서 투자위주의 지원· 공정거래여건 조성· 구조조정 추진 등의 간접지원책을 정책 원칙으로 천명했다. 일단 새로운 세기를 맞는 중소기업정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란 후한 점수를 매길 만하다. 또 육성시책은 정부출범 후 15개 정부관련 부처의 중소기업시책을 총망라한 최초의 「범부처적인 중소기업정책」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는 1기 때와 달리 사무국 조직을 강화한 2기 중소기업특별위원회가 의욕적으로 정책조정 기능을 수행하면서 중소기업정책 등을 개발한 데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이번 육성시책은 새천년을 앞둔 중소기업정책의 「밀레니엄 비전」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미흡하다. 우리 중소기업들이 처한 열악한 경영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중견기업 등 소위 「강자」들과의 관계에서 언제나 「약자」로 위치해 불공정한 행위를 강요당했다. 또 연쇄도산과 자금난의 근본원인이 되는 불합리한 어음제도 때문에 수많은 중소기업이 억울한 눈물을 흘려왔고 또 막대한 국민혈세가 낭비됐다. 특히 낙후된 유통환경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 하청업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단칼에 반(反)중소기업적 경영환경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으로 범부처적인 노력을 경주하는 게 절실하다. 「발은 현실이란 땅을 딛고 있되 눈은 먼 곳을 봐야 한다.」 특히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새천년을 준비하는 이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규진 산업부기자/KJ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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