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3G) 피처폰(일반휴대폰)이 인기다. 신학기를 맞은 학생들의 수요에다 스마트폰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단순한 기능의 휴대폰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의 휴대전화 판매점유율 중 피처폰 비중이 평소보다 많게는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SK텔레콤이 내놓은 피처폰은 통상 2~3% 대의 판매점유율을 보였다. 하지만 1월 들어 8.7%까지 치솟았고 2월에는 8.8%로 높아졌다. 1~2월 SK텔레콤 신규 가입자 10명 가운데 1명 정도가 피처폰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2.8%, 12월 3.8%와 비교하면 급증세라 할 만하다.청소년들이 사용하는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의 요금제는 3~4만원대가 많은 반면 피처폰은 1~2만원 요금제의 선택 비율이 높다. 대상 단말기는 삼성전자의 와이즈 모던 2(출고가 45만1,000원)와 미니멈 폴더(29만7,000원), 와인샤베트(26만4,000원)으로 약정할인 등을 받으면 10만원선의 싼 가격에 개통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조정섭 SK텔레콤 스마트 디바이스 실장은 "지난해 12월 스마트폰이 부담스러운 어르신과 어린이 고객을 위해 간단하면서도 안심기능을 강화한 피처폰인 T안심폰을 출시했는데 반응이 뜨겁다"며 "앞으로 차별화된 단말 라인업으로 다양한 계층을 위한 휴대전화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동통신 매장에 가지 않고 편의점에서 유심(USIM)을 구매해 직접 개통할 수 있는 선불폰도 잘 나가고 있다. KT의 '아이사랑 피처폰 패키지'가 대표적이다. 아이사랑 피처폰 패키지는 선불 유심을 5만원 충전하면, 중고폰을 새 제품처럼 재생한 올레 그린폰을 무료로 주는 KT의 기획 상품. KT는 지난달 18일 패키지 기획전을 개최했는데 일주일 만에 목표 수량을 모두 팔고 현재 추가 물량을 투입 중이다. KT의 선불폰 단말기 기종은 일명 고아라폰(SPH-W2700), 연아의 햅틱(SPH_W7700), 코비폰(SPH-W9000) 등 3종이다.
업계에서는 피처폰과 선불폰 판매 증가에 대해 스마트폰에 대한 피로감과 공부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기존 스마트폰을 피처폰으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초등학교 입학생들의 연락용으로 피처폰을 선호하는 경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청소년층의 스마트폰 중독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이 비교적 경제적 부담이 적고 중독 걱정이 덜한 피처폰과 선불폰을 선택하는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중고등학생들이 스마트폰 피로감으로 피처폰으로 교체하는 비율도 최근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 현장에서도 피처폰 사용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내 한 중학교 교사는 "최근 들어 부모들이 스마트폰 중독을 우려해 아이들이 갖고 있던 스마트폰을 피처폰으로 바꾸는 사례가 늘었다"고 전했다.
이통사들도 피처폰과 선불폰 판매에 매우 적극적이다. 비록 이용요금이 저렴해 가입자당 매출액(ARPU)에 도움이 되지 못하더라도 잠재고객을 유치할 수 있고, 시장점유율(MS)을 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피처폰과 선불폰 가입자도 특정 이통사 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입자 통계에 포함된다"며 "피처폰과 선불폰 가입자들이 나중에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폰으로 교체할 경우 대부분 같은 이통사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이통사 입장에서도 가입자 유치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