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주택금융公 출범 6개월

조 만 美 패니매 이사·경제학 박사

[기고] 주택금융公 출범 6개월 조 만 美 패니매 이사·경제학 박사 조 만 美 패니매 이사·경제학 박사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국민의 내 집 마련의 꿈이 쉽게, 적은 비용으로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것은 중요한 정책목표다. 국내에도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 3월에 창립됨에 따라 미국 등 선진국에 널리 보급되고 있는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의 주택대출인 모기지론이 도입됐다. 공사 모기지론의 도입으로 소비자는 이제 2억원 한도 내에서 집값의 최고 70%까지 대출받아 내 집을 마련한 다음 안정된 주거생활을 하면서 연6.45%(9월 현재) 고정금리로 20년간 상환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대출조건은 종전에 비해 비약적 발전이며 선진국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다. 그러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험을 거울 삼아 상품과 제도를 꾸준히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주택금융 역사는 약180년 전인 18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출기관은 우리나라의 친목계와 비슷한 형태였다. 즉 소수의 동네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주택마련을 위해 모금을 하고 높은 이자를 지불하는 순서대로 목돈을 만들어줬다. 이처럼 영세한 모습을 보이던 미국의 주택금융이 1930년대 대공황을 거치면서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론, 대출상환보증, 은행예금에 대한 정부보증, 그리고 유동화 업무를 담당할 연방주택저당회사(패니매ㆍFannie Mae)의 창립 등 주택금융시스템의 틀을 바꾸는 정책들이 정부주도로 도입됐다. 그 후 수많은 변화와 개혁이 정부와 민간에 의해 이뤄졌고 그 결과 현재 미국의 주택대출시장은 규모면에서 국채시장과 회사채시장의 규모를 능가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미국의 주택금융 발전과정으로부터 몇 가지 교훈을 찾아볼 수 있다. 첫째, 모기지론의 자금조달을 위한 2차시장(채권시장)의 발달이 소비자에게 대출을 담당하는 1차시장의 발달을 가져왔고(그 반대가 아님) 소비자의 주거복지를 향상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2차시장에서 유동화채권ㆍ회사채 등을 통해 대량의 자금이 싸게 안정적으로 공급됨에 따라 집값의 90~100%에 달하는 모기지론이 주로 저소득층 등 지원이 필요한 계층에 대출되고 있다. 둘째, 미국에서 1ㆍ2차시장 확대의 버팀목 역할을 한 것은 과학적인 리스크 관리와 그에 의거한 가격 및 대출조건 결정이다. 즉 70년대 이후 모기지론에 내재된 여러 위험요소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측정 및 관리기법들이 발달됨으로써 개별 모기지론과 관련파생상품 및 전체 모기지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관리에 적용됐고 소비자 친화적인 상품개발로 이어졌다. 그 결과 대출기간은 최장 30년, 주택가격 대비 대출금액 비율(LTV)은 최대 95%까지 확대되고 대출금리도 고정금리 위주로 바뀌게 됐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소비자 신용정보와 대출상환에 관한 자료의 구축과 공유를 위한 시스템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공사의 선도적인 역할과 관련시장으로의 확산을 기대해본다. 마지막으로 미국에서 2차 주택금융시장의 확대는 잘 발달된 장기채권시장에 의해 가능했으나 반대로 2차 주택금융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장기채시장의 성숙과 안정에도 많은 도움을 준 것 또한 사실이다. 80년대 중반부터 통용된 여러 가지 혁신적인 유동화채권들은 투자가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고 패니매 등 유동화기관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국채를 대신해 시장의 기준상품 역할도 했다. 국내에서도 공사가 발행하는 여러 채권이 장기채시장을 더욱 발전시키고 몇몇 대기업이나 신용카드사의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불안정성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금융공사의 출범으로 시작된 주택금융시스템의 새恝?틀이 국민 주거복지 향상뿐만 아니라 선진 신용사회로의 발전을 위한 금융ㆍ자본시장의 성숙과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입력시간 : 2004-09-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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