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일러시장 아이디어대전/지루한 불황터널…제품개발·판촉 튀어야산다

◎전화작동·폐열 회수형 등 깜짝기능 러시/원룸·쓰레기 소각형 등 신수요 창출형도/할인사은·퀴즈경품·보상판매 등 영업전도 가열본격적인 가을 날씨로 낮과 밤의 기온은 일교차가 심해지고 있다. 벌써 따스한 안방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보일러 업체들에게는 이맘때가 연중 최대의 성수기 이다. 한 해 농사의 절반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한 것이다. 보일러업체들은 저마다 다양한 영업전략으로 판매확대에 총력을 기울리고 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경기불황에다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보일러시장에 신규업체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어 판매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전례가 없는 할인판매 보상판매 이색이벤트 등의 판촉행사의 등장은 보일러 업체들이 얼마나 힘든 경쟁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편집자 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어라」 보일러업체들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전화로 켜고 끄는 보일러, 쥐가 갉지 못하는 보일러, 연료비가 적게 드는 보일러, 온수가 많이 나오는 보일러, 폐열을 회수하는 보일러. 업체들이 자사제품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보일러의 품질이 대동소이하게 됨에 따라 보일러업체들은 자사제품의 특징을 알리기 위해서 간단하면서도 눈에 띄는 전략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튀는 전략은 이름 붙이기에도 나타난다. 가스보일러, 기름보일러 등 평이한 이름으로는 더이상 효과를 거둘수 없게 된 것이다. 경동보일러는 순수 우리말인 「따순이」, 「모드니」를 사용한데 이어 올해 전화로 켜고 끄는 보일러를 「따르릉」으로 이름 붙였다. 린나이는 올해 기름보일러 시장에 진출하면서 유난히 이름짓기에 신경을 썼다. 직원들을 총동원해 아이디어를 공모했다. 「스피드」는 이렇게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품질알리기 위주에서 튀는 전략으로 판매전략이 바뀐 것은 불황의 골이 점점 깊어지기 때문이다. 불황의 골을 뛰어넘기 위해 업체들은 이전에는 없던 다양한 판촉활동을 동원하고 있다. 경동보일러는 사은행사 형식을 빌어 일종의 할인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일반 룸콘트롤러 대신에 2만원 비싼 따르릉 룸콘트롤러를 제공하고 있는 것. 롯데기공은 구형제품에 대해 최대 20만원까지 보상해주는 판매제도를 도입했다. 보일러 교체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린나이는 퀴즈를 공모해 정답을 맞춘 고객에게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판촉경쟁은 업체들의 이윤이 적어지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생산시설을 정상 가동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신규수요 발굴로 보일러 시장을 확대하려는 시도도 불황타개책의 하나다. 제일은 원룸형 주택에 맞는 소형보일러를, 귀뚜라미는 생활쓰레기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소각보일러를 개발했다. 전원주택용 중대형보일러, 심야전기를 이용해 에너지를 절반이하로 줄일수 있는 에너지 절약형 보일러도 벌써부터 출시됐다. 이름조차 생소한 비닐하우스용 보일러, 양식장용 보일러, 찜질방용보일러도 마찬가지다. 보일러 업체들의 수요발굴 노력은 소비자들의 구매욕구 변화에도 기인한다. 생활습관 변화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원하게 된것이다. 보일러 업체들의 판촉경쟁은 가스보일러시장에서 더 치열하다. 청정에너지 보급정책으로 인해 가스사용이 늘어나고 있어 가스보일러시장이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올해초 가전기기 메이커인 동양매직이 가스보일러를 생산 보일러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우전자도 올해를 제2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가스보일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가스보일러 시장은 90년대 이후 20%이상 고속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성장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본다는 지적도 있다. 올 상반기동안 가스보일러 업체들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36%가 늘어난 36만8천대를 생산했다. 지난해 가스보일러 시장이 20%를 약간 웃돌았고 올해는 10%대의 성장이 예측되고 있어 과열경쟁이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가스보일러 시장의 외적인 변화가 하나 더 생겼다. 환경부가 가스보일러에 환경마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환경마크제도는 관련기준 등을 마련해 내년 2월께는 실시된다. 배기가스오염으로부터 제품의 제조, 유통,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과정을 통해 환경오염을 얼마나 일으키는가도 측정기준으로 적용된다. 업체들은 이에 대응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환경마크를 획득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자사제품의 우수성을 알릴수 있는 아이템이 되기 때문이다. 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그린라운드의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1석2조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업체들은 개발된 제품중에서 적합한 제품을 고르거나 새로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경동보일러는 배기가스중의 열을 회수하는 콘덴싱보일러가 환경마크 획득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귀뚜라미와 린나이도 선진국수준의 배출가스기준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배출가스보다는 생산시설에서 공해줄이기에 나설 방침이다. 중소업체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보일러시장에도 환경문제가 핫 이슈로 등장하게 됐다. 올해 보일러시장은 유례없는 불황을 맞고 있지만 업체들의 열기는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보일러 불꽂만큼이나 뜨거운 열전이 가을을 달구고 있다.<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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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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