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각부는 5월 기계수주액이 전월 대비 19.5% 떨어졌다고 10일 발표했다. 기계수주 통계가 나온 1987년 이후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이는 당초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예상치 0.7% 증가를 밑돈 것이며 9.1% 감소한 4월보다도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일본 정부가 4월 소비세율을 인상한 여파로 기업들이 막대한 현금을 쌓아놓고만 있을 뿐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일본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에 힘입어 예비치보다 크게 상향 조정되고 후지쓰 등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이번 기계수주 통계는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여전히 얼어붙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일본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3월 말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수준인 232조엔을 기록했다.
내각부도 이날 기계수주 통계 발표에서 "증가 추세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밝혀 지난달 "증가 추세에 있다"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설비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2·4분기 기계수주가 전분기 대비 증가세를 보이려면 6월 기계수주가 47.6% 이상 늘어나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 2·4분기 기계수주는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기계수주는 기업들의 향후 3~6개월간 투자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변동성이 큰 선박과 전력 부문을 제외하고 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