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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울산)의 후반 조커 투입이 성공을 거둘 것인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필승을 위해 김신욱 교체카드를 내걸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0일 오후8시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태국과 4강전을 치른다. 우리나라는 8강전에서 숙적 일본을 1대0으로 꺾었고 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둬 4강에 합류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86년 서울대회 이후 아시안게임에서 28년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번번이 준결승에서 가로막혔는데 이번 만큼은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아시안게임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태국에 5승2패로 앞선다. 객관적 전력은 우리가 강해 보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를 포함해 5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기세가 매섭다. 우리나라는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태국에 연장전 끝에 1대2로 졌던 쓰린 기억도 갖고 있다. 게다가 당시 한국과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던 키아티삭 세나무앙이 현재 감독으로 태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 세나무앙 감독은 "1998년 승리를 기억한다"며 "한국과 멋진 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태국전을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태국은 몰디브·동티모르·인도네시아 등 약팀과 상대해 골을 허용하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와의 경기에서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또 "태국에는 기술을 갖춘 선수가 많다"며 "상대 선수를 압박하며 경기를 이끌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필승 전략에는 김신욱 카드가 포함돼 있다. 이 감독은 태국 수비수들의 신장이 크지 않은 만큼 제공권을 가져갈 수 있는 김신욱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김신욱을 4강전에 준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신욱 역시 "(부상이) 70% 정도 치유됐고 몸 상태도 좋다"며 출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신욱은 조별리그 2차전인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고 교체된 뒤 3경기 연속 결장했다.
김신욱으로서 이번 경기는 중요한 일전이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다음달 10일과 14일 각각 치르는 파라과이·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나설 22명의 태극전사를 이날 선발했다. 이동국(전북)과 김승대(포항)가 공격수에 이름을 올렸지만 김신욱은 포함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이 아시안게임에서 뛰는 모습을 보지 못했고 종아리를 다쳐 이번에 선발하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신욱은 이번 경기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
김신욱이 후반에 교체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발 원톱의 역할은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가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재는 홍콩과의 16강전에서 답답한 골 가뭄을 해갈하는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김영욱(전남)과 이재성(전북)은 측면 공격을 떠맡고 김승대(포항)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올 예정이다. 태국 선수 가운데는 아디삭 크라이손(부리람), 크로에크릿 타위칸(싱타루아), 차나팁 송크라신(테로) 등 삼각편대를 주의해야 한다. 태국 프로리그의 유망주인 이들은 중국과의 16강전,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좋은 호흡을 보이며 골을 합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