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미국은 지난 22일 12세 흑인 소년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지는 동영상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경찰이 공개하면서 또다시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경찰이 소년의 총이 모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현장에 출동한 지 약 2초 만에 발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미주리주 퍼거슨시 대배심에서 백인 경관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는 과정에서 검경의 수사상 문제점도 드러났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피의자인 윌슨 경관은 브라운에게 총을 쏜 직후 동행 없이 경찰서로 돌아와 손에 묻은 피를 닦고 총을 스스로 증거봉투에 넣는 행동을 보였다. 사건 직후 이뤄진 경찰 조사과정에서 윌슨 경관의 첫 진술은 녹화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반적으로 증거를 보존하고 사건현장을 관리하는 지침에서 크게 벗어났으며 피의자가 경찰관이라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흑인을 향한 이러한 비정상적 공권력 집행 의혹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날 주요 언론들과 각계 전문가들은 미국을 좀먹는 인종차별을 뿌리 뽑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현재의 미국 상황을 "인종주의자가 없는 인종차별"이라고 진단하며 드러난 인종차별보다 무의식에 깔린 인종적 편견이 더욱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일은 퍼거슨시만이 아닌 미국 전체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로이터통신은 흑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환경·의료보험개혁 등과 달리 인종갈등 해소에는 유독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티핑포인트'를 맞은 지금부터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소요사태의 진원지인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는 시위의 강도가 눈에 띄게 누그러들었다.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 연휴가 다가온데다 주정부에서 방위군과 경찰을 추가 투입해 퍼거슨 시내와 외곽의 치안을 대폭 강화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시위로 전소·설비파괴·약탈 등의 피해를 본 퍼거슨시 인근 상점 60곳의 복구작업도 시작됐다. 한인업소는 전체 20여곳 중 절반이 크고 작은 손실을 봤으며 피해액은 최소 200만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편 브라운의 부모는 이날 NBC에 출연, 전날 윌슨 경관이 결백을 주장하는 인터뷰를 한 것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 "미친 소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CNN은 윌슨 경관이 현재 퍼거슨시를 떠나는 것은 물론 경찰직을 완전히 그만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그의 변호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