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계 유통업체·외식업계, 여인천하

사회 곳곳에서 여성들의 파워가 거세지면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특히 외국계 유통업체나 외식업계는 맹렬한 여성파워를 앞세워 한국 시장을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업종 특성상 남다른 서비스와 마케팅능력이 중시되는 만큼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꼼꼼한 자세가 최고의 강점으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선 점포의 야전사령관인 여성 점장 등용이 줄을 잇고 있으며 팀장이나 부장급 간부도 대거 탄생하고 있다. ◇할인점 대형할인점 홈플러스는 올들어 당당한 여성 팀장들이 앞 다퉈 등장해 전국 12개 점포의 살림을 떠맡아 맹활약하고 있다. 지난 7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김포점의 CS(고객서비스)팀장으로 전격 발탁된 김현라 팀장도 선두주자 중의 하나다. 주부 고객들의 억센 항의를 처리하자면 남성이 제격이라는 업계의 통념을 과감히 깨트린 셈이다. 김 팀장이 맡은 이후 인터넷 게시판에는 불만을 갖고 찾아왔다가 오히려 감동을 받아 돌아간 고객들의 감사 편지로 가득하다. 그는 혹시라도 반품이 발생하면 자신이 직접 매장으로 뛰어가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을 안겨준다. 문화센터를 총괄하는 김인숙 팀장도 2만 여명의 회원을 관리하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할인점일수록, 문화 인프라가 취약한 상권일수록 문화센터가 더욱 강하게 고객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게 김 팀장의 지론이다. 이 같은 노력 덕택에 지난 9월 오픈한 김포점은 접수 첫날에만 800여명의 고객이 몰렸으며 120개 강좌가 3일만에 마감되는 등 한껏 기염을 토했다. 또 한국까르푸는 20호 점포인 수원 원천점에 처음으로 여성 점장을 발탁하는 등 일찍부터 여성인력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인천 구월점 경리부 김백란 부장의 경우 2호 점인 일산점 오픈 초기멤버이자 3년차 주부이기도 하다. 김 부장은 "여자라는 이유로 불평등한 대우나 승진 등의 차별을 받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환하게 웃었다. 본사 대외협력팀의 김규옥 부장은 입사한지 6년을 맞은 베테랑 유통인이다. 1호점 오픈 이전부터 PB(자체 상표)상품과 관련된 일을 계속해 오다 올 하반기부터 협력업체와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대외협력팀 부장으로 뛰고 있다. 현재 까르푸의 부장급 직원은 190여명. 이중 여성 부장이 32명으로 전체의 17%에 이르고 있으며 20대 후반의 부장도 적지 않은 편이다. ◇외식업계 T.G.I.프라이데이스의 이연숙 양재점장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에 패밀리레스토랑의 꽃으로 불리는 여성점장의 자리에 올랐다. 이 점장은 지난 92년 양재 1호점 오픈 멤버로 입사했다. 이후 논현점, 명동점, 종로점을 거쳐 96년 미국 달라스 연수와 사내에서 치루는 각종 행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등 9년 동안의 현장 경험을 거쳐 지난해 11월20일 T.G.I.프라이데이스에서 유일한 여자 점장이 돼 당당하게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 바베큐 립 전문점 토니로마스 압구정점의 박은주 점장(29ㆍ사진)도 졸업과 동시에 입사해 5년만에 점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업계 최초는 아니지만 최연소 여성 점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한 박 점장은 졸업하던 해인 95년 첫 직장을 토니로마스로 택했다. 평사원인 서버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이듬해에 캡틴이 되고, 2년 뒤인 98년 매니저로 발령 받아 예술의 전당점에서 2년간 매니저로 일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최연소 여성 점장이라는 영예를 얻으며 압구정점 점장으로 승진하게 됐다. 정상범기자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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