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북교역지원' 선점경쟁조흥·외환·한빛등 별도팀 구성나서
은행권이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한간 경제협력이 활성화될 것에 대비 북한 은행과의 환거래계약 체결 및 대북 거래기업 조기 선점 등 「대북교역지원 선도은행」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펼치고 있다.
은행권은 대북교역이 본격화되면서 국내기업의 북한 내 공단 진출 등이 잇따를 경우 금융서비스 지원이 필수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다고 보고 별도의 팀구성 등을 통해 다각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상당수 은행들은 아울러 구체적으로 대북교역을 추진하거나 북한 진출을 희망하는 업체들의 명단을 조기에 입수, 주요 거래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중소기업청이나 통일부 등 관계부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물밑접촉을 벌이고 있다. 몇몇 대형 은행들은 북한 은행과의 환거래계약 체결이나 합작은행 설립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대성은행 등 북한 은행들과 환거래계약 체결을 추진하기로 하고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하는 한편 금강산 관광객이 많은 온정리에 지점을 추가로 설치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또 남북 경협교류에 필수적인 대금결제 방법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대북경협과 관련해서는 현대그룹이 상당한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기 때문에 정보수집이나 금융지원 면에 있어서도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현재 별도의 팀을 구성해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흥은행도 15일 거래기업 200여개를 초청해 북한교역과 투자를 주제로 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대북교역에 관심이 있는 기업고객들을 조기에 선점하는 작업에 나섰다. 조흥은행은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대북교역을 전문으로 하는 컨설팅회사와의 제휴 등을 통해 북한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투자업무를 알선하는 등의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한빛은행 역시 포괄적인 대북 송금업무 관련사업의 시행을 통일부에 의뢰, 지침을 기다리고 있으며 별도의 북한 관련 실무팀 운영을 통해 다각적인 대북교역기업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북한이 아직까지는 금융기관간 협력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실제 북한 은행과 이미 환거래계약을 체결한 몇몇 외국은행들도 거의 거래가 없는 상태』라며 『우선은 국내 기업들의 북한공단 진출 등에 초점을 맞춰 적절히 금융지원을 하면서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진우기자RAIN@SED.CO.KR
입력시간 2000/06/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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