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애널리스트데이] "의료기기 10년내 글로벌1위" 경영진 총출동 미래전략 제시

2020년이전 매출 4000억달러 목표<br>스마트홈시스템 등 가전 투자 확대도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 참석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중장기 성장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8년 만에 투자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에 나선 것은 이제 삼성전자의 성장도 한계에 부딪혔다는 세간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향후 미래를 이끌어갈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이에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고 중장기 성장전략을 밝힘으로써 위기론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같은 의지를 반영하듯 6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 등 400여명이 대거 초청됐다. 삼성전자 측에서도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CE부문 사장, 신종균 IM부문 사장, 전동수 메모리사업부 사장, 우남성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이상훈 경영지원실 사장,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삼성전자는 과거 미국과 싱가포르, 국내에서 주요 사업부의 고위 임원이 주관하는 테크포럼을 개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고경영진이 모두 나서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연 것은 지난 2005년 '1회 애널리스트데이' 이후 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삼성전자가 8년 만에 최고경영진이 총출동한 투자설명회를 연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반도체와 휴대폰 사업을 중심으로 고속성장을 거듭해왔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비전과 먹거리가 부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실제로 지난 6월에는 외국계 증권사들의 혹평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한 달 새 15% 넘게 떨어지며 주당 130만원대가 무너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공개함으로써 시장의 불안을 일부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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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번 애널리스트데이를 통해 비전 달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함께 세부적인 중장기 경영전략도 밝혔다. 권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현재 삼성전자의 목표는 2020년 이전에 매출 4,000억달러(약 420조원)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TV와 모바일뿐 아니라 가전 분야에 대한 투자도 속도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9년 발표한 '비전2020'을 통해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를 올려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권 부회장은 이어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같은 부품에서부터 완제품까지 모두 원활히 운영하는 유일한 회사"라며 "지금까지 스마트폰과 TV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의료기기, 스마트 홈 시스템 등 성장성이 높은 가전 분야에 대한 투자도 늘려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권 부회장은 향후 삼성전자가 주력할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자동차 ▦헬스케어ㆍ의료기기 ▦가전제품 ▦교육 등을 제시했다. 이 분야에 삼성전자가 강점을 지닌 IT 산업을 접목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의료기기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앞으로 10년 안에 선두주자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권 부회장은 "의료기기 시장은 아직도 '아날로그'적이고 해상도가 낮은데 삼성의 기술을 적용하면 아주 좋은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기업인수 등을 통해 10년 안에 선두기업이 되겠다"고 자신했다.

자동차 분야의 경우 반도체 부품부터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자동차업계가 필요로 한 기술을 제공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간거래(B2B)에 해당하는 교육 분야는 IT 기기의 보안과 연결성을 향상시켜 교육시장과 정부를 상대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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