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명산업 리더] 우종수 한미약품 제제연구팀장

"BT활용이 제제기술 최고 경쟁력""미국을 중심으로 바이오기술(BT)을 활용한 단백질의약품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좋은 의약품이 많이 나올 겁니다. 따라서 제제연구도 BT를 접목, 단백질의약품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한미약품의 제제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우종수 팀장(36)은 "나노ㆍ바이오기술을 접목하지 않은 제제기술은 10년 못가서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펩타이드 약물전달기술 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단백질의약품은 사람의 몸 속에서 불안정한 데다, 체내흡수가 잘 안돼 대부분 주사제로 개발ㆍ시판되고 있다. 따라서 체내흡수율을 높이거나,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해 하루 한번 주사해야 하는 제품을 1주일에 한번만 맞아도 되게 개선하거나,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개발한다면 상품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엄청난 세계 시장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 팀장은 퍼스트 제네릭(First Generic) 전략으로 한창 주가가 오른 한미약품의 오늘날을 있게 한 제제연구팀의 핵심 인물. 지난 95년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에 6,300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고 기술이전한 마이크로 에멀전기술도 제제연구팀의 작품이다. 기술수출료는 한미약품이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넘기는 데 적잖은 공헌을 했다. 제제연구팀은 100㎚(나노미터ㆍ1㎚=10억분의 1미터, 100만분의 1㎜) 이하의 초미립자 상태로 기름에 녹아 있는 사이클로스포린(면역억제제의 주성분)이 침전되지 않도록 해주는 조성물(첨가제들의 조합)에 대한 특허기술을 개발했다. 제네릭은 카피의약품의 일종이긴 하지만, 물질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의약품의 제법ㆍ조성물ㆍ약물전달체계 등을 바꿔 새롭게 만들어낸 것으로, 개량 신약으로도 불린다. 오리지널 의약품과 약효가 동등한 데다 높은 보험약가를 적용받을 수 있고, 오는 2005년까지 17개 오리지널 품목의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어서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해와 내년 먹는 항생제 '세프포독심 프록세틸', 알레르기성 비염치료제 '쎄티리진 함유 서방제', 물 없이 먹는 구토억제제 '온단세트론', 위궤양치료제 '란소프라졸' 등의 제네릭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우 팀장을 비롯한 제제연구팀원들이 발명자로 등록된 국내외 특허는 수십개에 이른다. 그가 이끌고 있는 제제연구실(직원 13명)의 위상은 자체 개발한 퍼스트 제네릭 제품들이 한미약품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9년 18.5%, 2001년 24%, 올해 30%(예상)나 된다는 점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우 팀장은 "한미약품이 퍼스트 제네릭 전략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임성기 회장의 선견지명과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많은 제약회사에선 제제연구실이 합성ㆍ생명공학 파트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찬밥' 신세다"고 임 회장을 추켜세웠다. 우 팀장은 "제네릭이라도 오리지널과 동등하기만 해선 경쟁력이 없다"며 "뭔가 나은 점이 있어야 시장에서 발을 붙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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