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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타 훨훨… 류현진 '괴물쇼'

애리조나 상대 6이닝 9K 3실점<br>2루타 포함 3타수 3안타도<br>시즌 2승… 한미 통산 100승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ㆍLA 다저스)의 선발 등판 경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그가 등판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데뷔전(한국시간 3일 샌프란시스코 상대)에서 6과3분의1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맞고도 1자책점으로 막아 위기 관리 능력을 뽐낸 류현진. 그는 두 번째 선발 등판인 8일 피츠버그전에선 '신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워 6과3분의1이닝 2실점으로 첫 승을 따냈다. 그리고 처음으로 원정 마운드에 오른 14일 세 번째 등판에선 4번 타자 못지않은 불붙은 방망이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현지 중계진은 전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의 이름을 따와 류현진을 '베이브 류스'로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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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전(7대5 다저스 승). 류현진은 6이닝 6피안타 1볼넷 3실점에 삼진을 빅 리그 데뷔 후 최다인 9개나 뺏는 '위력투'로 원정 첫 승이자 시즌 2승을 수확했다. 특히 9번 타자를 맡은 타석에서도 2루타를 포함해 3타수 3안타 1득점으로 4번 타자 애드리안 곤살레스(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와 함께 공격을 주도했다. 메이저리그 대표 강타선인 애리조나를 맞아 투타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원맨쇼'로 다저스에 시즌 7승(4패)을 안긴 것이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89가 됐고 타율은 무려 4할2푼9리(7타수 3안타)를 찍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 ESPN은 "잘 치고 잘 던진 류현진이 다저스를 승리로 이끌었다"고 평했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은 한국과 미국 무대 합산 100승을 채웠다. 아버지 류재천씨와 어머니 박승순씨가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가운데 뜻 깊은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한국 프로야구에서 7년간 통산 98승(52패)을 쌓았다.

류현진은 3회초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2루타로 적어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애리조나 에이스 이언 케네디의 150㎞ 직구를 밀어 쳐 우익수 키를 넘긴 것. 1대0으로 앞선 5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케네디의 직구를 중전 안타로 연결한 류현진은 3대1이던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또 케네디를 맞아 밀어서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다저스 소속 투수가 한 경기에 3안타를 때리기는 지난 2009년 8월17일 애리조나전에서의 랜디 울프 이후 약 3년8개월 만이다. 경기 후 류현진은 "직구만 노렸다. 안타를 치고 나니 마운드에서도 더 힘이 나더라"면서 "3안타는 고등학교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주자가 없으면 안타 칠 각오로 타격하겠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시절 투수와 4번 타자를 겸했다. 이날 6대1로 앞선 7회말 무사 1ㆍ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이후 두 명의 주자가 전부 홈으로 들어와 실점이 3점으로 늘었다. 그는 "다음부터는 점수를 주지 않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류현진의 다음 선발 등판은 20일 오전8시5분 열릴 볼티모어와의 원정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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