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최근 단행한 업권 간 교차 인사의 후유증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인사제도 개선에 나섰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쇄신인사를 뒷받침하기 위해 인사제도 개선에 착수했다"며 "타업권에서 온 팀장이나 팀원에게 불리한 평가를 내린 상사(국ㆍ실장)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금감원이 인사 평가제도를 손질하는 이유는 업권 간 장벽을 허무는 교차 인사가 타업권 출신 직원에 대한 불공정한 평가나 업무 효율성 저하 등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금감원은 지난 2000년 대대적인 업권 간 교차 인사를 단행했지만 업무 공백과 인사 평가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 등으로 6개월 만에 다시 되돌리는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따라서 금감원 안팎에서 제기된 우려를 불식시키고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타업권 출신 팀장이나 팀원에게 인사상의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금감원은 타업권 출신 직원을 별도로 평가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권역별 교차 배치로 옮겨간 직원들이 근무평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교차 배치 직원을 따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권 간 교차 인사는 업계와의 유착을 막기 위해 이뤄졌다"면서 "11년 만의 혁신 인사인 만큼 인사 평가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에 따른 업무 공백이나 업무 효율성 저하 등의 우려에 대해 '과거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2000년에는 금감원 통합 초기여서 조직 문화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았으며 업권 간 업무 장벽도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방카슈랑스나 복합금융상품의 등장으로 업권 간 업무가 서로 엮여 있는데다 직원들의 업무이해도가 10년 전보다 높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직원들의 업권 간 업무이해도는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는 정도로 높다"며 "특히 이번 국ㆍ실장 인사에서는 타업권 업무 경험이 있는 경험자를 배치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