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삶 포기했던 그녀… 희망을 향해 끝없이 걷다

[리뷰] 영화 '와일드'

공포·외로움 등 모든 기억과 감정 4,285㎞에 펼쳐져… 22일 개봉


셰릴 스트레이드(리즈 위더스푼)는 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슬픔을 극복하지 못한 채 무너진다. 낯선 사람과의 잠자리를 일삼는가 하면 마약을 탐닉한 끝에 남편과 이혼까지 한 셰릴은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한탄하며 다시 한 번 엄마의 자랑스러운 딸로 돌아가기를 꿈꾼다. 그렇게 셰릴은 자신의 키만 한 배낭을 메고 극한의 도보여행 코스로 불리는 4,285km 미국 서부 종단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을 걷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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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는 셰릴 스트레이드가 쓴 동명의 자서전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사람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광활한 평원과 눈 덮인 고원, 열기로 가득 찬 사막 등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자연환경의 변화를 직접 걸으며 셰릴은 온갖 기억들을 떠올린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도망갔던 일, 뒤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한 엄마를 무시했던 일, 엄마의 죽음 후 마약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일 등 잊고 싶었던 기억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셰릴이 가장 사로잡힌 기억은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도 노래를 흥얼거리던 엄마의 모습. "엄마가 네게 가르칠 게 딱 하나 있다면 네 최고의 모습을 찾아서 그것을 지키라는 거야"

특정 목적지를 향한 것이 아니라 단지 걷기 위해 길을 떠나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셰릴이 기록한 모든 감정-욕,불평,공포,외로움 등-들에 지독히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쉽지 않은 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자신의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려고 하는 그녀의 모습은 보는 이들 모두에게 특별한 감동을 준다. 22일 개봉.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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