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브레드로 업그레이드를 하면 속도도 빨라지고 기능도 늘어난다는데 왜 안 해주는지 모르겠네요." 회사원 이주영(34)씨는 요즘 자신의 스마트폰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지난해 HTC의 디자이어를 구입했는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소식이 들리지 않아서다. 주위 사람들이 최신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했다며 자랑하는 걸 보고 있노라면 불량품을 구입했다는 생각마저 든다. 구글의 최신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2.3버전(진저브레드)의 업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업그레이드가 제공되지 않은 제품을 가진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들은 운영체제 업그레이드가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제조사들은 적지 않은 인력과 개발비가 소요돼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이 잇따라 진저브레드에 대한 업그레이드 계획을 발표하면서 업그레이드 대상에서 제외된 사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진저브레드 업그레이드 대상이 최신 모델로 한정되면서 구형 기종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스마트폰 커뮤니티의 한 사용자는 "많이 팔린 제품에만 업그레이드를 제공해주는 것은 고객들을 역차별 하는 행위"라며 "제조사는 인력난을 내세워 어렵다는 입장인데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용자들의 업그레이드 요구에 제조사들의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는 업그레이드는 일반 가전제품과 달리 과정과 절차가 복잡한 데다 이동통신사와의 협력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신제품 출시에 필요한 인력을 업그레이드 업무에 투입해야 한다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최신 운영체제를 쓰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설명을 내놓는다. 애플리케이션 속도가 빨라지고 편의기능이 추가되는 장점은 있지만 기기 자체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사양이 부족하면 오작동이 발생하거나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어서다. 이 때문에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아예 구글의 넥서스원이나 넥서스S를 구입하기도 한다. 구글이 직접 개발한 표준폰(레퍼런스폰)이어서 최신 운영체제가 나오면 가장 먼저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신 IT 기기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업그레이드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업그레이드 제공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용자들이 늘면서 고가 제품은 많이 팔리고 중저가 제품의 판매량은 저조한 스마트폰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