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유 전 회장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 검사)은 "신명희씨가 변호사와 함께 수원지검에 자수했다"며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신씨를 인천지검으로 압송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신씨에게 그동안 어떤 방법으로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왔으며 현재 그의 행방은 어디인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김엄마(59ㆍ본명 김명숙)와 함께 유씨의 은신처와 도피자금 마련, 도피물품 조달 등을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검찰은 그를 최우선 검거 대상으로 꼽아왔다. 지난 21~22일 연인원 1만명을 동원해 구원파 본산인 금수원에 진입했던 주요한 이유도 바로 신엄마ㆍ김엄마의 체포였을 정도다.
신씨는 매주 수요일 저녁 금수원에서 유씨가 직접 주관하는 토론 모임의 음료수ㆍ간식 준비 등을 도맡을 정도로 유씨와 가까웠던 사이로 전해졌다. 이 모임은 유씨가 자신의 사진 작품 설명과 함께 자연의 이치ㆍ섭리 등을 핵심 측근 10여명과 토론하던 자리로 세월호 침몰 당일인 4월16일까지도 열렸다고 한다. 신씨는 이 밖에도 금수원의 각종 살림살이를 맡아 볼 정도로 구원파 활동에 헌신적인 신도였다.
신씨의 신병을 확보함으로써 유씨 행방의 실마리를 찾는 데 일부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신씨가 허위진술 등으로 수사를 방해할 경우 유씨 검거 작전이 더 꼬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더구나 검찰이 유씨 도피에 좀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는 김엄마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어서 유씨의 소재 파악은 아직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특히 유 전 회장은 오대양 사건 관련해서 징역살이를 한 이후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것을 극도로 조심해와 검찰이 그의 행방을 찾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일례로 유씨는 2010년 이후 병ㆍ의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의약품을 받은 기록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최근 5년간 병ㆍ의원 진료 기록마저 남기지 않았다. 유씨가 지난달 숨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순천 별장에도 지문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도피 중에도 흔적을 철저히 지우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유 전 회장의 친형인 유병일(75)씨도 이날 긴급체포했다. 병일씨는 이날 오전11시께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금수원 뒤편 야산 진입로 인근 도로에서 검문검색하던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체포된 곳은 동생 유씨의 비밀별장으로 알려진 건축물로 오르는 길목이다. 문제의 별장에서는 경찰 검문초소가 있는 도로를 통하지 않고 등산로를 통해 금수원으로 진입할 수 있다. 검찰은 병일씨를 상대로 청해진해운으로부터 매달 고문료를 받게 된 경위와 일가의 횡령·배임 범죄 관여 여부, 유씨 부자의 소재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한편 세월호 참사 관련 해운업계 비를 수사하는 부산지검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배성범 2차장 검사)는 이날 해양수산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해수부의 전모(42) 해사산업기술과 주무관이 선박평형수 관련 포럼 행사대행업체로부터 후원사 유치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 등을 수사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