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일 폭등을 거듭하면서 샐러리맨들 사이에 주식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각 기업 사무실은 하루종일 증권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로 떠오르고 PC통신, 인터넷의 증권관련 사이트는 접속이 넘쳐 관련 정보 제공업체의 회선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사원들이 주식에 정신을 빼앗겨 업무에 차질을 빚는 경우까지 생겨 회사측이 PC통신회선 차단, 경고방송 등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현대그룹 계열의 모회사 사무실은 요즘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컴퓨터를 켜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컴퓨터 통신이나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증권 관련 서비스에 접속하기 위해서다.
점심시간이면 증권회사 객장으로 달려가는 샐러리맨들도 부지기수다. 구내식당등에서 식사를 대충 마치고 곧장 인근 증권사 지점으로 달려가 현황판에 관심을 쏟다 업무시간을 놓치는 직장인이 한둘이 아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점심시간이면 인근 사무실에서 몰려든 넥타이부대로 객장이 크게 붐비고 있다』고 전했다.
업무시간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는 직장인중 열에 아홉은 「주식」이 화제다. 업무를 보다가 수시로 PC통신망을 통해 주가 추이를 확인하고 전화를 통해 매매를 신청하는 모습 역시 빈번하게 눈에 띈다.
PC통신·인터넷을 통해 증권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미래와 정보의 경우 얼마전까지만 해도 하루 1만~1만5,000건이던 조회건수가 요즘은 3만건을 넘어서고 있다.
이 회사 김양균(金良均)사장은 『점심시간대의 경우 조회가 폭주, 회선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접속이 잘 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증권 열풍 때문에 「요즘 샐러리맨들은 눈이 넷, 귀가 넷」이란 말까지 나돌고 있다. 한편으로는 업무를 처리하랴, 다른 한편으로는 주가 추이에 관심을 쏟느라 정신이 없다는 것을 빗댄 말이다.
심지어 은행에 넣어뒀던 예금을 빼내 주식에 투자하는가 하면 일부 직장인들은 주식투자를 위해 대출까지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식 열풍」이 삽시간에 직장인들 사이를 휩쓸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기업들도 업무 차질을 우려, 적극적으로 직원들 단속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우 『사내 컴퓨터망을 이용, 업무시간에 증권 관련 사이트에 자주 접속하는 직원들에게는 불이익을 주겠다』는 지침을 내려 직원들을 환기시키고 있다.
L사의 경우 아예 직원들이 PC통신을 이용해 증권관련 정보에 접속할 수 없도록 회선을 차단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회사측의 이같은 단속도 샐러리맨들의 열기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상여금 반납, 감봉 등으로 소득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돈」이 눈에 보이는데 이같은 경고가 잘 먹혀들리 없다.
현대증권 전정택(全正鐸)과장은 『요사이 샐러리맨들의 주식투자 열풍은 정도를 넘은 느낌』이라며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했다가는 큰 낭패를 당할수있는 만큼 여유자금 범위내에서 투자하는등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정두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