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WTO, 美해외판매법인 稅지원 규정위배 잠정판정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수출 기업 지원이 WTO규정에 위반된다는 사전 판정을 최종 결론에 앞서 내림으로서 이달초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하니웰 인수 협상 결렬로 높아진 미-EU 양국간 무역 분쟁의 파고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미 언론들은 23일 워싱턴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WTO 분쟁 조정위원회가 이 같은 결정을 최근 내렸다며 EU측의 반대로 무산된 GE의 하니웰 인수에 이어 이번 문제가 양국간 무역 분쟁의 또 한가지 쟁점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TO가 규정 위반을 사전 판정한 미국의 해외판매법인(FSC) 세제 지원제도중 특히 쟁점이 된 부분은 지난해 개정된 감세법안. 당초 관련법은 중소기업위주로 외국 현지공장에서 물품을 생산할 경우, 법인세 감면 혜택을 주었었다. 그러나 지난해 개정된 미국법은 이 같은 혜택을 보잉과 캐터필라 등 대기업들에까지 확대시킨 것. EU가 현재 가장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이 이 부분이다. 유럽연합(EU)은 FSC 제도 자체가 WTO 규정에 어긋나는 정부보조금 지급에 해당된다고 강력히 항의해 미국측은 작년에 관련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EU는 개정된 법이 이전 법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은 물론 오히려 대기업들에까지 감세의 특혜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제재를 지난해말 WTO에 요청했었다. EU는 현재 제너럴 모터스 등 대기업을 포함해 약 6,000개의 미국기업들이 FSC법에 따라 불공정한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고 있어 유럽기업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 의회도 EU에 대해 매우 격앙된 분위기다. 미국은 WTO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것이 확실시 되나 만약 WTO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EU로부터 40억 달러에 달하는 보복 조치를 당할 수 있다. 이는 무역 분쟁 역사상 유례없이 큰 액수로 미국도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된 상황이다. 한편 미 정부의 기업들에 대한 세제 지원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은 이들과 다른 나라와의 유사한 무역분쟁에도 적든 크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얼마전 하이낙스 반도체에 대한 정부 지원금 수혜 여부를 놓고 미국측이 이의를 제기했으며 EU도 선박 수입과 관련, 우리나라 조선업계를 타깃으로 유사한 문제를 제기해 논 상태다. 전문가들은 양국사이의 강경 방침에도 불구, 최종 결정이 나올 다음달까지 미국-EU간에 어떤 형태로든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홍현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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