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락을 막기 위한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달러 매입)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보름 동안 42억7,000만달러나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환시장 개입규모가 최소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5일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2,146억6,000만달러로 전월 말(2,103억9,000만달러)에 비해 42억7,000만달러가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해 3월1~15일 중 46억5,000만달러 증가한 후 반월 기준으로는 10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한은은 미 달러 약세에 따른 유로화ㆍ엔화 등 기타 통화 표시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늘어난데다 보유외환의 운용수익도 불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는 시장 참가자들은 별로 없다. 15일 현재 유로ㆍ엔ㆍ파운드화는 달러화에 비해 2.7~3.2% 절상, 이들 자산을 달러로 환산할 경우 각 통화가 절상된 폭만큼 외환보유액이 늘어나지만 그 규모는 20억달러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여기에 외환보유액 이자분(4억~6억달러)을 감안해도 42억달러 이상 증가는 상식 수준을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강순삼 한은 국제국 국제기획팀 차장은 “지난해 12월 말이 휴일이라 12월에 받을 이자가 1월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시장 안팎에서는 외환당국이 올 들어 환율급락을 막기 위해 최소 20억달러에서 최대 30억달러 가량 개입했을 것으로 추론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딜러는 “13일 당국의 시장 개입분만 20억달러에 달한다”며 “이에 앞서 환율 1,000원선이 붕괴됐던 4일부터 적게는 하루 2억달러에서 많게는 5억달러까지 당국의 개입으로 보이는 물량이 있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외환당국이 환율급락을 방어하기 위해 쏟아부은 돈이 최대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는가 하면 13일에는 국내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도 물량을 동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권태균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NDF시장이 출렁이니까 별 이야기가 다 나온다”며 “역외시장 개입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한편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12월 말 현재 8,189억원으로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인 일본(8,469억원)을 바짝 뒤쫓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대만(2,533억원)에 이어 세계 4위의 외환보유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