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시장에 위험도(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안정적 투자를 원하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개별 금융상품보다는 고객 성향에 따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별 상품판매에 집중하고 이에 따른 투자자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은행들의 이 같은 전략은 시중자금의 경향이 ‘네오 노마드(신유목민) 떠돌이 투자’ 에서 ‘포트폴리오에 맞춘 안정투자’로 바뀌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은 23일 포트폴리오 투자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PB아카데미의 포트폴리오 상품판매 교육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또 고객들의 포트폴리오 상품구성을 돕기 위해 25일부터 4개 회사의 인덱스 펀드를 신규로 판매한다. 심재오 국민은행 PB사업부장은 “투자자들이 리스크(위험)를 감지하기 시작했다”고 전제한 뒤 “과거에는 수익률만 보고 상품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위험 인내도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적합한 상품을 찾아 투자하는 투자자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상품판매 전략을 고객의 위험성향에 맞춘 포트폴리오 판매로 전환하고 투자자 교육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심 부장은 “고객에 맞는 포트폴리오 상품을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PB아카데미 교육계획을 구성했다”며 “객장에서도 개별 상품별로 따로따로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맞는 상품을 권유해 파는 쪽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에는 시중자금이 고금리 예금상품, 주식형 펀드, 해외펀드 등 유행과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는 ‘떠돌이 투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 안정투자’로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임학청 부산은행 PB팀장은 “과거에는 어떤 상품이 좋냐고 묻고, 한 상품에 집중투자하는 게 고객의 전반적인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어디에 투자비중을 늘려야 하냐고 물은 후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고객들이 많이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예금금리가 5%대로 높아지면서 정기예금 수신고가 늘어난 것도 포트폴리오 비중조절이라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금리를 0.5%포인트 올린 후 하루 평균 138억원이던 예금액이 37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시중자금이 정기예금으로 몰렸다기보다는 정기예금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창구 신한은행 PB서울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금리가 높아졌다고 여유자금을 정기예금에 몽땅 넣는 분들은 많지 않다”며 “정기예금 수신이 늘어난 것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는 고객들이 금리상승에 맞춰 정기예금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객들은 크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정기예금 등으로 나눠 투자비중을 유지하다가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금액을 바꾼다는 것이다. 이 지점장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수긍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개별 상품별로 대응하면 위험은 커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한 고객들이 포트폴리오 투자를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