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하반기 부동산 정책은 '주택가격 안정화, 거래부진 해소'라는 상반기의 큰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운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거래침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말로 끝나는 다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유예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4일 하반기 경제운용계획 브리핑에서 "집값 안정은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만큼 현재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거래 불편에 대한 개선책은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주택시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거시경제 회복, 풍부한 시장 유동성, 중장기 수급여건 등을 고려할 때 단기 급락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반기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하향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존의 시장상황 판단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존 시각을 재확인한 만큼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획기적인 활성화 대책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의 추가 대책 역시 '4ㆍ23 대책'을 계속 추진하면서 실수요자의 거래불편 해소 등 미세 조정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앞으로 기대해볼 수 있는 카드는 다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유예 등 세제 부분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양도세 중과제도 개선을 위한 용역이 진행되고 있다"며 "오는 7월 말쯤 결과가 나오면 국토부 등 관계부처와 논의해 일몰연장 여부를 포함한 제도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는 참여정부 당시 주택투기를 막는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2주택 보유자가 집을 팔 때 양도차익의 50%, 3주택 이상 보유자는 양도차익의 60%를 부과하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되자 양도세 중과제도를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거래가 실종되고 집값이 하락하면서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을 더 연장하거나 아예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가 올해 말로 끝나면 하반기에 절세를 노린 매물이 대거 쏟아져 주택시장이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연구소장은 "양도세 중과 유예제도 연장은 주택시장의 경착륙을 막고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지금처럼 침체된 시장상황에서는 불필요한 제도로 거래시장만 왜곡시킬 수 있는 만큼 폐지 여부를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