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봄눈대란… 전국이 설설 기었다

때아닌 폭설로 전국이 100년만에 `춘설(春雪) 대란`에 빠져들었다. 사상 처음으로 경부 및 중부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눈 때문에 차단됐고, 수백 개 학교가 임시 휴교에 들어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비행기 및 여객선의 운행도 차질을 빚었고, 수천가구엔 정전사태까지 발생했다. 아울러 4일부터 내린 눈으로 교통이 마비돼 귀가전쟁은 5일 아침 출근전쟁으로 이어졌고, 빙판길 교통사고는 물론 농작물 피해도 컸다. ◇도로통제ㆍ임시휴교ㆍ정전 등 전국 피해 속출=기습 폭설로 고속도로 곳곳이 폐쇄되면서 극심한 정체를 앓았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를 전후해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목천~신탄진 구간, 중부고속도로 대전방향 오창IC~서청주 구간 등이 폐쇄됐다. 또 호남지선의 회덕방향 논산IC도 진입이 금지됐고 신탄진IC와 대전IC 상하행선, 천안ㆍ목천ㆍ청주IC 하행선, 청원ㆍ옥천ㆍ영동IC 상행선 등도 진입이 금지됐다. 경부선 하행선 목천~옥천 70여㎞ 구간에서는 도로가 거의 주차장으로 변해버렸고 천안논산선, 호남지선 등에서도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청주공항에서는 오전 8시 아시아나, 대한항공의 제주행 항공기가 운행되지 못했으며 10시50분 도착 예정인 대한항공 제주발 항공기도 결항됐다. 또 인천과 서해 도서를 오가는 13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모두 중단되는 등 연안여객선 93개항로 120척중 76개항로 97척이 운항통제 되고 있다. 인천항 여객선운항관리실은 “폭풍주의보가 6일 밤에나 해제될 것으로 보여 여객선 정상 운항은 7일부터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눈이 많이 내린 남부지역에서는 수백개의 학교가 일제히 임시휴교 및 단축수업에 들어갔다. 경북지역에선 150여의 초ㆍ중ㆍ고교가, 대전 및 충남북 60여개 학교가 임시 휴교 또는 단축수업에 들어갔다. 특히 충청지역은 6일 유치원을 포함한 2,500여 곳이 휴교키로 했다. 이밖에 청주에서는 폭설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9,000여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됐고, 곳곳에서 축사 및 비닐하우스 붕괴는 물론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충남은 축사 9개와 비닐하우스 234ha, 기타시설 169곳이 파손돼 약264억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으며 중부권 전체에서 276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하철 북새통 등 출근대란=전날 폭설로 승용차를 두고 퇴근했던 시민들은 이날 서둘러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주요 지하철역은 인파로 넘쳤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은 평소 보다 70% 가량 승객이 늘어 발 디딜 틈조차 없었고, 1호선 종각, 신도림, 서울역도 평소보다 인원이 급증했다. 승강장에는 만원인 전동차에 올라타려는 승객들과 이들을 돕는 공익근무 요원들이 한바탕 출근 전쟁을 치렀다. 반면 동부, 북부 등 주요 간선도로는 원활하게 소통됐고, 시내 주요도로도 제설작업이 마무리돼 원활한 차량 흐름을 보였다. 회사원 김모(26)씨는 “출근길이 많이 막힐 것 같아 평소 보다 40분 일찍 일어났다”며 “버스를 주로 이용하지만 오늘은 도로사정이 안 좋아 지하철을 탔는데 사람들이 너무 붐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신대방동에서 시청으로 출근하는 현모(24ㆍ여)씨는 “평소대로 나왔는데 통근버스가 제 시간에 안 와 한참을 기다리다가 택시를 타고 왔지만 결국 30여분 늦었다”고 말했다. 분당에서 서초동 병원으로 자가용 출근한 의사 허모(34)씨는 “눈이 많이 녹긴 했지만 워낙 많이 내려 운전이 조심스러웠고 길에 차는 적었는데 거북이 운행을 하다 보니 40분 정도 더 걸렸다”고 말했다. <홍준석기자, 대전=박희윤기자 jsh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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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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