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도 반 총장 제안과 유사한 ‘시리아 화학무기 포기’ 구상을 밝힌 데다, 이들 제안에 미국ㆍ독일ㆍ프랑스 정부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반 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만약 유엔 조사단의 증거ㆍ자료에 대한 분석 결과,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이 확인된다면 시리아에 유엔 화학무기 감독지대를 설치하자는 제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리아의 화학무기와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증거 등을 즉각 안전지대로 옮겨 파괴하자는 제안을 유엔 안보리에 제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감독지대 설치’에 대해 시리아 사태에 대해 의견이 갈려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간 대립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반 총장의 제안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왈리드 무알렘 시리아 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시리아가 보유한 화학무기를 국제적 통제에 맡겨 이를 파기하도록 하자”고 제안한 직후 나온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시리아에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가입하라고 요구했다.
반 총장은 러시아측 제안에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도 러시아가 제안한 시리아의 화학무기 포기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의 모든 화학무기를 국제적 통제에 맡겨 폐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 러시아의 제안이 신뢰할 수 있는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날 러시아 정부의 제안에 “면밀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바샤르 알 아사트 시리아 대통령에게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즉각 밝히라고 촉구했다.
파비우스 장관은 다만 이런 폐기 조치가 유엔 안보리 결의 등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프랑스가 러시아의 제안을 수용하려면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신속하고 진지하며 검증 가능한” 의사 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독일 공영TV방송에 출연해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행동이 뒤따르기를 바라며 이것이 그저 시간을 벌기 위한 방법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