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채권단은 30일 LG그룹이 전날 LG카드 증자금액 분담을 위해 제시한 2가지 방안에 대해 산출근거 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나 채권단의 이같은 움직임은 전날 LG그룹의 제안을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한 뒤 곧바로 시작한 심야협상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하기위한 `제스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등 채권자 공동으로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 출자전환할 경우 무담보 채권을 기준으로 분담규모를 결정하는 것이 기본원칙"이라면서 "지금이라도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합리적인 배분안을 제시한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LG그룹은 전날 ▲분담금액 배분기준을 `청산때 손실액'으로 해 채권단이 1조152억원~1조200억원, LG그룹이 1천800억원~1천848억원을 분담하자는 안과 ▲증자때 누릴 경제적가치 증가분을 기준으로 적용해 채권단이 6천640억원~6천884억원, LG그룹이 2천399억원~2천643억원을 각각 출자전환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전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공식입장도 밝히지 않았던 채권단은 이날 자료에서 "첫번째 방안의 경우 채권단이 이미 출자한 3조5천억원을 빼야 하는 데이를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의 논리에 따르면 청산때 손실액은 채권단이 6천420억원, LG그룹이 7천543억원이 돼 증자금액 1조2천억원을 이 비율대로 배분하면 LG그룹이 더 많아진다.
채권단은 또 두번째 안에 대해서도 "담보채권은 출자전환 분담규모 산출때 고려대상에서 제외돼야 하는 데 이런 기본적인 개념조차 무시했다"면서 "이는 기업구조조정 전례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해괴한 논리를 기초로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채권단은 아울러 "김&장, 광장, 삼일회계법인 등이 꼭같은 논리로 분담금을 산정한 것은 이들 기관의 독립성을 의심하게 만든다"며 LG투자증권 매각차익 부족액 2천717억원을 채권단이 우선 메워야 한다는 LG그룹의 주장에 대해 "의무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채권단과 LG그룹의 협상은 전날 밤에 이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상당한 선에서 의견접근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9일 밤 산업은행 이윤우 부총재와 LG그룹 강유식 부회장간에 협상이 진행됐으며 협상결과에 따라 산업은행 유지창 총재와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만남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미 큰 줄기에는 양측이 합의하고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조율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