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인상했다. 한은은 또 당분간 콜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하면서도 시중 유동성 급증세 지속 등 상황에 따른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콜금리를 연 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고 9일 밝혔다. 금통위가 콜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리기는 지난 1999년 5월부터 콜금리를 물가안정목표제 수단으로 사용한 후 사상 처음이다. 이날 인상으로 콜금리는 2001년 7월 이후 6년 만에 연 5%대로 올라섰고 미국과의 금리격차도 0.25%포인트로 줄었다. 금통위는 또 유동성조절대출금리를 연 4.75%로, 총액한도대출금리도 연 3.25%로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가 이처럼 시장의 예상을 깨고 두 달 연속 콜금리를 인상한 것은 시중의 통화량 급증세가 이어지면서 과잉 유동성 해소를 위해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콜금리 인상배경에 대해 “유동성 증가속도는 여전히 높고 여신증가 속도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나타났지만 지금 시점이 콜금리 목표를 올리는 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연내 콜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총재는 “그동안 금통위가 콜금리 목표치를 많이 올렸고 시장금리와 은행 여수신금리도 상당히 올라 금융완화 정도가 크게 줄었다”며 앞으로 2~3개월간은 두 차례 연속된 금리인상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유동성 증가세는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늘어나고 감속에도 시간이 걸린다”면서 “당장 유동성 증가세가 눈에 띌 만큼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금통위가 콜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한 효과는 시차를 두고 점차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하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유동성 급증세가 지속될 경우 연내 콜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물가나 실물경제ㆍ국제경제에 나타난 불안요소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설명이다.